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역량을 집중했던 구미시가 허탈감에 빠졌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경기도 용인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 지난달 30일 구미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대구·경북 상생한마음 대회’. 경북도와 대구시민 6천여 명이 모여 SK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같은 염원은 수포로 돌아갈 위기다.
▲ 지난달 30일 구미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대구·경북 상생한마음 대회’. 경북도와 대구시민 6천여 명이 모여 SK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같은 염원은 수포로 돌아갈 위기다.
▲ 지난달 30일 구미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대구·경북 상생한마음 대회’. 경북도와 대구시민 6천여 명이 모여 SK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같은 염원은 수포로 돌아갈 위기다.
▲ 지난달 30일 구미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대구·경북 상생한마음 대회’. 경북도와 대구시민 6천여 명이 모여 SK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같은 염원은 수포로 돌아갈 위기다.
이대로라면 구미시가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지역균형발전 논리를 앞세워 클러스터 유치에 나섰던 구미시와 지역 경제계는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자’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회사(SPC) ‘용인일반산업단지’는 지난 20일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와 50여 개의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초대형 반도체 산업단지다. 부지가 확정되면 SK하이닉스는 향후 10년간 1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동안 구미에서는 다양한 SK하이닉스 유치 활동이 전개됐다. 시내 곳곳에 SK하이닉스 구미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나붙었고 아이스버킷, 종이학접기 등 다양한 시민운동이 전개됐다. 대기업의 잇단 수도권 이전으로 지역 경제가 침체 일로에 있었던 지역사회의 요구는 그만큼 절박했다.

구미시민 A(67)씨는 “저녁이 되면 시가지에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역경기가 얼어붙어 있다”며 “삼성, LG 등 대기업이 떠나면서 내륙최대 수출산업단지도 옛 말이 됐다”고 한탄했다.

또, 구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B(54)씨는 “지방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일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지역균형발전은 여전히 말만 무성하다”고 꼬집었다.

경북도와 대구시도 ‘SK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30일 구미국가5산업단지에서 열린 ‘SK하이닉스 구미 유치를 위한 상생한마음 대회’에는 경북도와 대구시민 6천여 명이 모이기도 했다.

그러나 구미시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구미 유치’는 끝내 무산되는 분위기다.

수도권 지역은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선호하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용인시를 주장했고 SK 역시 같은 이유로 ‘지방 불가론’을 고수하는 입장이다.

SK는 최근 경북도, 구미시와 9천억 원 규모의 SK실트론 공장 증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 투자는 반도체 경기 악화로 SK가 지난해 중순께 보류했던 사업이다.

구미상공회의소 김달호 조사부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1천대 기업 8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을 만큼 지역균형이 심각하게 훼손돼 있다”며 “특혜를 달란 말이 아니라 법으로 정해져 있는 수도권 규제를 지켜 지방 기업에 조금이라도 숨통을 열어 달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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