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여 한국당 책임당원 중 TK에 약 3분의1이 몰려 있다.
PK까지 합하면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당원이 영남에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투표가 70% 반영된다.
이 때문에 전체 당원의 절반이 몰린 영남에서의 승부가 당락에 결정적이라는 판단 하에, 각 후보들은 그간 영남권 공략에 전력 투구했다.
전대 국면에서 박 전 대통령이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는 결국 TK표를 의식해서라는 해석과 맞닿는다.
최근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처음으로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도 ‘배박(배신한 친박)’ 논란을 불식시키고 김 후보로 쏠린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가장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김 후보는 의리를 줄곧 언급했다.
김 후보는 “지도자 갖춰야 할 조건은 의리와 배짱 아니겠느냐”며 “촛불이 그렇게 무서워서 도망갈 때 누가 남아 이 당을 지켰냐”고 소리를 높였다.
그는 “탄핵 이후 친박으로 분류돼 계파 피해를 가장 많이 봤다”며 “당대표가 되면 계파가 없어지고 오직 보수 우파만이 남게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나선 오 후보는 먼저 탄핵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그는 “국민들은 최순실이 장차관 인사개입하고 나랏돈 빼먹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데 ‘박 대통령은 돈 한 푼 안 먹었다’는 말로 설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오 후보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며 “드루킹 댓글 조작으로 구속된 김경수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에 우리가 얼마나 분노하고 있느냐”고 했다.
그는 김 후보의 지지층인 ‘태극기부대’도 작심 저격했다.
다만 오 후보는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애국’이다. 승리가 ‘의리’”라면서 “그래야, 공과가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도 역사적 평가를 받도록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으로 점철되는 당내 문제는 함구했다.
대신 그는 ‘김경수’와 ‘북한’을 주요 단어로 꺼냈다.
황 후보는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김경수 도지사, 무려 8천800만개의 댓글을 조작했다.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헌법도 무시하고 좌파독재 하겠다는 것 아닌가. 문재인 정권의 국정농단,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막말과 고성, 욕설 등으로 논란을 야기했던 TK합동연설회와 달리 이날 부산 PK연설회는 자제 분위기 속에 강경 발언이 드문드문 나왔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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