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말다툼 도중 자신 무시한다고 아버지 흉기로 찌른 20대

발행일 2019-02-25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늘 해오던 아버지와의 말다툼이었지만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주체할 수 없는 화가 끓어 올랐다. 아버지를 향한 원망은 절정으로 치닫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실행에 옮기고 말았다.

청년은 119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가슴을 움켜쥔 아버지의 상태를 차분한 목소리로 전했다.

그는 20대의 끝자락, 잘못 쏘아 올린 오발탄처럼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

아버지를 향한 원망의 씨앗은 어린 시절 술에 취했다 하면 어머니와 자신에게 자행되는 폭행을 마주하면서 싹을 틔웠다. 외동으로 태어나 그 외로움과 두려움은 커져만 갔다.

학창시절에는 사춘기까지 겹치면서 분노조절 장애와 우울증으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했다.

30년 가까이 함께 살았지만 사이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버지와의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삶의 지표를 잃고 방황하길 10여 년, 보안업체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고 구직에 대한 희망도, 구직해야 한다는 의지도 시들해져만 갔다.

말다툼은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라는 아버지의 조언에서 시작됐다. 청년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말았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25일 말다툼 도중 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혐의(존속살해미수)로 A(2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8시49분께 북구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 B(58)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흉기로 가슴 부위를 한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직접 119에 신고했다. 아버지 B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말다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