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국당 대표에 황교안...새 지도부 과제, 통합·포용

발행일 2019-02-27 20:42:1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호’를 이끌 새 선장으로 27일 선출됐다.

과반 지지를 받은 황 대표는 ‘배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부당성 동조 논란 등을 넘어서 ‘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이라는 대세론을 입증해 향후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지만 황 대표가 당면한 과제는 산적하다.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극우·우경화’ 논란 등 전당대회가 남긴 후유증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는 분석이다.

황 대표 역시 취임 첫 일성으로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라며 “한국당은 원팀이다. 우리 당과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 함께 나가자”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야당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정 발목잡기로 비칠 경우 한국당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임 당 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대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지, 어떻게 당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정국의 흐름은 달라질 전망이다.

선거운동 시작 직전 불거진 ‘5·18 폄훼’ 등 당의 ‘극우화’ 논란도 진화해야 한다.

당장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순례 의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도 새 지도부의 몫이다.

새 지도부는 당의 혁신과 갈등 해결이라는 숙제도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등을 거치며 생긴 당내 상처를 봉합하고 무능 정당이라는 국민적 배신을 불소해야 1년 후 치를 21대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

당 내 계파 간 통합은 물론 보수 대통합이라는 막중한 임무도 부여받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탈당했다 복당한 이른바 ‘복당파’와 당에 남았던 잔류파의 갈등이나 친박·비박으로 나뉘었던 계파 갈등 등 당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본적으로는 당 내 통합이 중요하다. 계파는 없어졌지만 되살아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이 튼튼하게 바닥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보수를 기치로 내세운 오세훈 후보는 31.1%를 득표해 당 대표 선거 2위를 기록했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30%가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50.2%를 얻어 1위를 차지하면서 ‘외연 확장성’을 증명했다.

반면 태극기부대를 등에 업고 현장 분위기를 주도했던 김진태 후보는 18.9%를 득표해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이날 선출된 차기 지도부가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좌지우지 할 수 있어 당 대표 뿐 아니라 4명이 선출된 최고위원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특히 최고위원의 절반이 여성으로 채워진 점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당초 각각 대구, 경남을 지역구로 둬 조직표가 강한 윤재옥·윤영석 후보의 당선이 점쳐졌으나 이들이 순위 밖으로 밀려나고 소위 ‘센 캐릭터’인 정미경·김순례 후보가 그 자리를 채웠다.

단일지도체제 이후 보수 야당에서 처음으로 두 명의 여성 최고위원이 탄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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