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시오 스가 ‘Law of Parallel Existence’
▲ 키시오 스가 ‘Law of Parallel Existence’
갤러리신라는 오는 31일까지 키시오 스가 전시를 진행한다.

키시오 스가(Kishio Suga, 1944~ )는 1970년대 일본 모노하(物派, Mono-ha)운동을 이끌었던 중심작가로 세계 현대미술계의 주요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1944년 일본 모리오카에서 태어나 1968년 타마예술대학 회화대학원을 졸업하고 1967년 학생일 당시 일본신인화가의 등용문이었던 11회 세루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한 키시오 스가는 종래의 미술에 대한 사고와 작품 제작 방식으로부터 벗어나 거의 가공하지 않은 물(자연물과 인공물)을 종합해 공간에 배치했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장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나아가 그것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관념적 시각에 대한 질문을 추가해왔다.

▲ 키시오 스가 ‘Latent Composition’
▲ 키시오 스가 ‘Latent Composition’
당시 이와 같은 작가들을 모노하라 총칭했다. 키시오 스가는 모노하의 중심적인 존재로서 현재까지 자신의 방법과 사고방식을 엄수하면서 일관되게 작업을 전개해온 유일한 작가다.

그는 서정성을 배제한 시멘트, 모래, 목재, 톱밥, 돌, 판자 등 일상적 사물이나 자연물과 인공물 간의 조합과 배치를 통해 ‘그것’과 ‘이것’에 의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논리적인 증거를 균형 있게 배치하고 ‘물(物)과 물(物)’ ‘물(物)과 장소’의 관계성을 신선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성은 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뼈대가 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 스가는 더 나아가 ‘사물’과 ‘인간의 지각행위’마저 통합해 ‘주위성’ ‘장소의 의식화’를 지향하고 있다. 사물을 사용하면서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의 문제에 대해 과감하게 몰두하고 있다.

인공물과 자연물을 조합해 쌍방을 두드러지게 해 관람자에게 어떤 장소 전체를 의식시키는 그의 작업은 대게 눈치 채지 못하는 공간에 잠재된 풍요로운 표정과 의미를 자유자재로 보여준다. 더구나 사물의 설치 방식은 완만하여 애매한 경계의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문의: 053-422-1628.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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