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첫 당직 인선 결과 두고 TK 중남구·동구갑 인적쇄신 도로묵 가능성

발행일 2019-03-04 17:43:3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자유한국당 추경호·정종섭·곽상도 의원은 이미 공천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지 않느냐.”

한국당 황교안 체제가 4일 발표한 첫 당직 인선 결과를 두고 대구·경북(TK) 지역 한 한국당 의원은 내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날 황 대표는 ‘탕평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자신의 측근들을 주요 당직 전면에 배치했다.

추경호 의원과 정종섭 의원은 각각 전략기획부총장과 중앙연수원장에 임명됐다.

친박계인 추경호·정종섭·곽상도 의원은 최근 이른바 친황(친황교안)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내 기반이 없는 황교안 대표를 적극 지원하며 일찌감치 줄을 섰다.

전당대회 당시 TK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무대 앞에서 ‘황교안’을 연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현재 공석으로 남아있는 곽 의원과 정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와 동구갑 새 당협위원장에 이들의 내정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김병준 비대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현역 의원 당협위원장 배제 명단에 포함되며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당협위원장 교체 갈등을 겪으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동구갑은 정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되면 자연스레 류성걸 전 의원의 복당이 불허될 전망이다.

류 전 의원은 동구갑 당협 조직위원장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정됐지만 자격 논란으로 한국당 대구시당으로부터 ‘입당 불허’ 통보를 받았다. 류 전 의원의 복당 여부는 현 지도부로 넘겨진 상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친박계가 친황계로 치환돼 새로운 계파가 형성된 듯 하다”며 “김병준 체제에서 물갈이 된 친박 인사들이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등 인적쇄신을 포함한 비대위의 성과가 말짱 도루묵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황교안 체제가 결국 2016년 총선, 최순실 사태,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배 등을 이유로 진행된 김병준 체제의 인적쇄신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결과를 낳았다”며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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