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여성의 삶을 다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했다. 5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4일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하고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영화는 경북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면서 느끼는 노년 삶의 소소한 기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날 대통령 부인과의 간담회에는 영화에 출연한 할머니의 딸과 손자·손녀 그리고 김재환 영화감독 등이 참석했다.

김정숙 여사는 영화 관람 후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또한 여자인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다”며 “특히나 오늘은 영화 속 주인공인 할머니의 자손들이 함께하게 돼 가족임에도 알지 못했던 세대 간 공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영화에 출연한 박금분 할머니의 손녀 김미정(31)씨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할머니가 글을 모르신다는 걸 몰랐다”며 “그런데 지금은 시도 쓰시고, 책도 내시고, 영화까지 출연하시는 걸 보니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영화 속 남편 이야기를 많이 했던 강금연 할머니의 딸 오정희(49)씨는 “예전에는 공과금만 와도 당황해 하셨는데 한글을 배운 이후에는 책이나 편지도 읽어주시며 기뻐하신다”며 “영화를 통해 제가 엄마의 진짜 마음,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들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은 “‘가시나’라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도 없었고, 당신의 이름을 걸고 표현해 본 적도 없었던 여성으로서 험난한 시대를 사셨던 이분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낼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이에 김정숙 여사는 “오늘 영화 속 할머니들의 자신을 표현하며 즐겁게 사시는 모습을 보니 참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어르신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말했다.

‘칠곡 가시나들’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면서 “고마 사는 기, 배우는 기 와이리 재밌노!”를 외치는 할머니들의 소소한 기쁨을 다뤘다.



▲ 대통령 부인 김정숙(뒷줄 오른쪽 세 번째) 여사가 4일 오후 영화 ‘칠곡 가시나들’ 관람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포즈를 하고 있다.
▲ 대통령 부인 김정숙(뒷줄 오른쪽 세 번째) 여사가 4일 오후 영화 ‘칠곡 가시나들’ 관람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포즈를 하고 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