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세상 만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 대구시는 지난해 9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사물인터넷 기반의 미니태양광 보급 사업을 추진했다.
▲ 대구시는 지난해 9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사물인터넷 기반의 미니태양광 보급 사업을 추진했다.
▲ 사물인터넷은 단순 연계를 넘어 ‘초연결 사회’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인간 주변의 모든 만물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계되는 세상이 전망된다.
▲ 사물인터넷은 단순 연계를 넘어 ‘초연결 사회’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인간 주변의 모든 만물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계되는 세상이 전망된다.
▲ 지능형 사물인터넷은 인간의 제어 없이 프로그램 스스로 배경, 상황 등을 습득하고 제어한다.
▲ 지능형 사물인터넷은 인간의 제어 없이 프로그램 스스로 배경, 상황 등을 습득하고 제어한다.
▲ 사물인터넷 분야를 통해 관련 매출과 인력 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물인터넷 매출액은 9조 원대로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인력도 지난해 약 8만 명으로 2천 명 이상 증가했다.
▲ 사물인터넷 분야를 통해 관련 매출과 인력 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물인터넷 매출액은 9조 원대로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인력도 지난해 약 8만 명으로 2천 명 이상 증가했다.


올해 초 모 언론을 통해 흥미로운 기사를 접한 바 있다. 대구 달성군 가창지역에서 현재 운영 중인 '수도계량기 사물인터넷 원격검침 서비스’가 대구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017년 전국 최초로 도입된 수도계량기 원격검침 서비스는 사물인터넷망을 이용, 검침원 방문 없이도 옥내 누수를 자동으로 점검해 알려줌으로써 장기간 물 사용이 없는 가구 등을 선별해 1인 가구, 독거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의 궤적은 인간사 중심에까지 시나브로 스며들고 있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지해내는 센서란 더이상 이질적 대상이 아니다. 일장일단이라고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사물인터넷은 그만큼 우리 일상 곳곳으로 잠입해 있다는 것이다.





◆모든 만물이 연결되다

사물인터넷(사물인터넷)의 시작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IT의 한 교수로부터 사물인터넷이라는 용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후 사물과 사물 간 인간의 역할은 모호해진다. 그 자리를 유·무선 통신 장비가 대신했으며 이 같은 개념이 공고해지고 스마트 시티와 유통혁명 등 4차 산업혁명의 주류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핵심으로 일컬어지는 ‘라이다’ 가격이 2016년 대비 3년 새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비춰볼 때도, 사물인터넷의 확장성은 ‘현재진행형’이다.

사물인터넷은 단순 연계를 넘어 ‘초연결 사회’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인간의 신변잡기적 삶에 사물인터넷의 무의미한 가치는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엔터테이너적 소비부터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사물인터넷의 발로에 의한 혁신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인간과 사물의 소통을 두고 더이상 SF적 요소일 것이라는 치부 역시 이제는 일거에 걷힐 것이다.

인간 주변의 모든 만물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계되는 세상, 더이상 꿈만은 아니다.

사물인터넷은 용어 그대로 사물을 ‘인터넷화’하는 것이다. 유·무형의 각 사물들이 한 방향이 아닌 다채로운 방식으로 연결된다. 이 같은 다양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서비스를 선사한다. 말 그대로 가상의 현실과 우리의 연계해주는 접점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라는 것.

과거의 인터넷은 연계점의 한계가 있었다. 컴퓨터라는 주체가 우선시돼야 했고, 무선 인터넷의 가동이 원활해야 했다. 연결점의 수단으로 휴대전화가 빠질 수 없다. 당연히 유형의 사물로 국한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적 한계였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은 세상의 모든 사물이 연결된 인터넷 프로그램이다. 의자, 자동차, 나무 할 것 없이 별도의 브릿지가 필요치 않은 유기적 호환이 가능하다. 잡화점의 결제 프로세스와 버스 스테이션 등의 무형적 사물에 이르기까지 사물인터넷의 범주는 무한대다.





◆고도화 넘어 초고도화 시대로

사실 사물인터넷의 과거는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과거의 사물인터넷은 ‘와이파이’를 이용한 리모컨에 불과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사물인터넷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2017년 머닝러신과의 융합부터다. 이후 사물인터넷과 AI 기술이 접목된 상품들이 불티나게 공개되고 있다.

이때부터 인간의 수고스러움은 한층 더 절감된다. ‘스마트’라는 이름의 상품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On/Off 등의 조작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라면 사물인터넷의 메리트는 정체됐을 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의 결합, ‘지능형 사물인터넷’이 인간의 니즈를 더욱 자극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지능형 사물인터넷의 정점은 바로 ‘능동화’다. 인간의 제어 없이 프로그램 스스로 배경, 상황 등을 습득·제어한다. 예를 들어 거주자의 매일, 매주, 매월의 가스 및 전기 사용량을 습득·체크 한 후 부착된 이동 센서에 따라 거주자가 집을 비울 시, 자동으로 가스 및 전력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매일 똑같은 조도의 형광등에 스마트의 기술력을 적용, 채광 유·무에 따른 조도 조절을 통해 불필요한 전력 낭비에 도움을 준다. 단순 편안함을 선사하는 것이 아닌 스마트의 이름으로 삶의 질 전반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이 투영된 손목시계로 인간의 심장박동이나 체지방 등을 측정, 이를 토대로 수면습관, 식사패턴 등 건강 제어의 역할을 한다. 침실에 사물인터넷을 연결, 수면습관 등을 파악해, 올바른 수면 유도와 습관을 토대로 현재의 건강 수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화된 칫솔이 칫솔의 이동 경로를 추적, 올바른 양치습관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사물인터넷의 기술력 중 하나다.

차량 운행 간 수기로 확인해야 했던 각종 소모품의 교환 시기도 사물인터넷의 범주로 스며들고 있다.

차량 내부 센서와 사물인터넷의 결합으로 이동 간 엑셀, 브레이크, 기어 등의 주행상태를 파악, 모자란 오일 체크나 차량의 이상 유무까지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된다. 온도에 따른 냉·온풍기 가동, 일조량에 의거한 조명의 자동 ON/OFF 등 사물인터넷은 지능화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공공과 산업분야에서도 사물인터넷의 스마트화는 확실한 재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트렉터에 부착한 GPS가 파종 구역을 체득, 일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CCTV에 부착된 오디오센서를 통해 리스크가 감지된 음성을 청취함으로써 범죄율 절감에 나선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의 스마트 시스템은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스마트 의학, 자율 주행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제외한 모든 재화로 그 영역을 공고히 해가고 있다. 연결이 아닌 초연결화, 고도화를 넘은 초고도화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방증이다. 작지만 강한 역할을 영위하는 사물인터넷은 대기업의 틈바구니 속, 중소기업이 헤집을 수 있는 바로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 점유률 ‘5번째’

2018년 국내 사물인터넷 관련 매출액은 9조 원을 육박했다. 전년(7조 원)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015년부터 2018년에 이르기까지의 연평균 수치는 더욱 고무적이다. 25%에 가까운 성장세를 해마다 보인 셈이다.

국내 사물인터넷 관련 인력만 해도 2018년 8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그전 해인 2017년 대비 2천 명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2019년에도 사물인터넷으로 인한 인력창출은 역동적 흐름 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고용 커리큘럼 상 필요인력은 약 5천 명, 사물인터넷 관련 일자리 수요 역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분야별로는 센서와 모듈이 장착된 스마트 단말기 등 제품기기의 매출액(4조 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으로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약 45%를 차지한다. 반면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0%대로 성장세에 비해선 고무적이지 않았다. 제품기기의 아이덴티티가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변혁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물인터넷 관련 전체 매출액에선 내수시장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8조 원에 가까운 규모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에 대한 관심도 제고와 전통적 기술력이 맞물려 수출액 역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기준,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한다. 이는 국내 사물인터넷 기술은 여타 정보통신기술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수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사물인터넷의 성장률은 가열찬 행보를 보인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사물인터넷 시장규모를 지난해 대비 약 16% 증가한 8천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화로 840조 원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보고서에는 IT 강국인 한국의 사물인터넷 시장규모를 세계 5번째로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에 이은 규모다.

사물인터넷의 전용망으로 일컬어지는 ‘로라망’. 로라망은 사물끼리 서로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을 일컫는다. 하지만 로라망의 경쟁력은 대기업 간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고 있다. 통신망 사용료는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이고, 대기업의 굴레에 중소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더욱 좁아든다. 창의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며, 천편일률적 통신망 구축이 예견되는 실정이다.

국가적 차원의 로라망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통신망 자체를 표준화해 국민들로 하여금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 로라망을 바탕으로 한 각종 사물인터넷 산업군을 대기업의 산물로 치부할 것이 아닌, 중소기업의 ‘생존 기치’로 적극 보호해야 할 때다.

글·사진=군월드 IT 사업팀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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