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이 늘 망설이는 것 중 하나가 ‘중성화’에 관한 수술이다.

보호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 당장 아프지도 않고 반려견이 어린 상태에서 수술을 권유받기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 심정을 반려인인 나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중성화 수술은 단순히 생식기능을 없애는 기능이 아니라 반려견 일생의 건강에서 두고두고 도움받을 여러 장점이 많은 수술이다.

특히 암컷은 자궁축농증의 위험률을 급격하게 낮춘다. 사람과 달리 개의 가슴은 총 10개의 많은 유선이 있는데 첫 발정이 오기 전 중성화 수술을 한 강아지는 유선종양 예방률이 99%로 높아진다. 하지만 중성화가 늦어질수록 예방률은 점점 낮아지고 유방암 확률 또한 올라간다.

수컷은 중성화 수술을 통해 전립선이나 정소, 항문 주변 질병 위험 확률을 현저히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성적 욕구를 없애줘 성격이 온순해진다. 이에 훈련도 쉬워지고 마운팅(다리나 팔을 붙잡고 엉덩이를 흔드는 행동)이나 마킹(영역표시)을 거의 하지 않게 도와준다.

중성화 수술은 시기가 중요하다. 수컷 강아지는 수컷특성이 몸에 밴 후 수술을 시키면 효과가 떨어질 수가 있으므로 늦어도 생후 6개월 전후, 암컷 강아지는 첫 생리 전인 생후 10개월에 중성화 수술을 할 수 있도록 권한다.

수술 직후에는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병원에서 처방받아 온 약을 잘 챙겨 먹이고, 실밥 근처를 핥지 않도록 넥카라(목 보호대)를 해줘야 한다.

가끔 수술 후 호르몬 변화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해 중성화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수술 이전보다 사료를 20~30% 정도 줄여서 먹이고 간식 양을 줄이는 등 조금만 신경 써 관리해주면 된다.

수술의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성화 수술은 많은 질환을 예방해주는 반려견의 건강을 위한 수술이기에 수의사인 동시에 반려인인 나는 적극적으로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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