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4개월 만에 대표팀 선발 출전||신들린 선방쇼로 2-1 팀 승리 지켜||단점(킥



▲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계속해서 콜롬비아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계속해서 콜롬비아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우(28·대구FC)가 4개월 만에 대표팀에 나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마음껏 발산했다. 골키퍼는 ‘발’기술보다 ‘손’기술이 더 뛰어나야하다는 것을 파울루 벤투 감독 앞에서 보란 듯이 증명했다.

조현우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신들린 선방을 보이며 한국의 2-1 승리를 지켰다. 전반 16분 손흥민이 A매치 9경기 만에 골맛을 봤고 후반 13분 이재성이 추가골을 넣었다.

이날 선발 출장한 조현우는 오랜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잔디를 밟았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경미마다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국민 수문장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입지가 흔들렸다. 벤투 감독 지휘 하에 치른 13경기 중 2경기만 출전했다.

김승규(빗셀 고베)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후방 공격 전개를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의 성향 때문에 발기술이 약한 조현우는 외면 받았다.

결국 2019 AFC 아시안컵, 지난 볼리아전에서도 조현우는 벤치를 지켜야 했다.

콜롬비아전도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낄 것으로 예상됐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김승규가 장염 증세를 보인 것이다. 벤투 감독은 조현우를 선발 골키퍼로 기용했다.

조현우는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6분 아크 바깥 왼쪽에서 크리스티안 보르하(스포르팅 리스본)가 감아 찬 슛을 몸을 날려 쳐내며 건재함을 알렸다.

후반 3분 루이스 디아스(주니어)의 절묘한 슛에 한골을 실점했지만 이어진 콜롬비아의 파상공세를 원천봉쇄했다.

콜롬비아의 간판스타이자 월드클래스로 불리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와 라다멜 팔카오(모나코)도 조현우의 벽을 뚫지 못했다.

하메스는 후반 18분 아크 바깥에서 예리한 슛을 날렸으나 조현우의 펀칭에 막혔다. 이후 여러 차례 슛을 날렸지만 번번이 막혔다.

조현우의 진가는 경기종료 직전에 나왔다.

후반 43분 팔카오가 해더를 하자 조현우는 특유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았다. 이어 추가시간 문전 앞 혼전상황에서 조현우가 연달아 콜롬비아의 해더를 막아냈다. 하메스가 끝내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사실상 ‘조현우 덕분에 이겼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조현우는 벤투로부터 외면 받았던 이유인 ‘킥 문제’를 여전히 드러냈다. 하지만 ‘동물적인 감각’, ‘손’ 등 자신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단점을 잊게 만들었다.

조현우는 “후반에 공이 많이 올 거라고 예상했다. 골키퍼 코치와 영상을 보며 잘 준비하고 훈련한 덕분에 팬들을 즐겁게 해드린 것 같다”며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준비해왔기에 (벤투 감독이) 기회를 준 것 같다. 팀이 이겨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벤투 감독의 축구를 하고자 계속 노력하겠다. 지금은 만족 못해도 차차 나아질 것”이라며 “승규 형이 부상으로 안타깝게 뛰지 못했는데 계속 좋은 경쟁을 이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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