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7시께 구미시 인의동에서 ‘국경없는 의사회’ 홍보 활동을 하고 있던 백창욱(24)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한 여고생이 육교 위 난간에 올라가 아래로 뛰어내리려 했던 것이다.
다행히 옆에 있던 시민 한 명이 붙잡았지만 여고생은 발 디딜 곳도 마땅치 않은 난간 바깥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상황이었다.
백씨는 곧바로 여고생의 한쪽 팔을 붙잡았고 주변에 있던 또 다른 시민 한 명도 그를 도왔다.
이들은 5분여간 여고생이 떨어지지 않도록 잡고 버텼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과 함께 여고생을 육교 안으로 끌어 올렸다.
이날 자살을 시도한 여고생은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육교 높이도 문제지만 쉴 새 없이 차들이 지나다니는 곳이어서 아래로 떨어졌으면 매우 위험했을 것”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여고생을 구조해 더 큰 위험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미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여고생의 자살을 막은 백씨 등 시민 2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백씨는 “‘국경없는 의사회’ 후원 캠페인을 위해 구미를 찾았다가 우연히 여고생을 구하게 됐다”며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을 했는데 상을 받게 돼 조금은 쑥스러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