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결탁 ‘웹 하드 카르텔’

발행일 2019-04-01 16:12:1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수성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순경 이보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인터넷의 성장과 혜택으로 무궁무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신종범죄가 존재한다.

최근 ‘불법촬영물’ 관련 뉴스들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그 규모와 심각성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중에도 불법촬영물을 삭제해주고 피해자로부터 그 비용을 받는 일명 ‘디지털 장의사’들과 영상유포 온상지인 웹하드 운영자들 간의 결탁 관계,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온상이 밝혀지면서, 이는 더 이상 단순히 촬영·유포 문제가 아니게 돼버렸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웹하드 사업자가 불법음란물 필터링 업체와 유착해 기술적 조치를 우회하고 불법촬영물을 복제 및 유통해 수억을 얻는 구조를 뜻한다.

즉 불법촬영물이 유포되는 사이트 운영자와 이를 지워주고 비용을 받는 업체 운영자가 담합을 하는 것이다.

이들은 수익 공유 및 전문적 유포체제 구성, 경찰의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거나 단속정보를 공유하며 대비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이익관계를 형성했다.

지난해 중순 이러한 실체가 밝혀지면서 경찰은 이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웹 하드 운영자 53명(40개 사이트) · 헤비 업로더 347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이미 형성된 수익구조가 단시간 내에 해제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워 경찰은 지난해 11월20일까지 ‘사이버성폭력 사범 특별단속’에 이어 ‘웹하드 카르텔 근절을 위한 집중단속’ 기간을 운영한다.

경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 여성가족부 등 7개의 정부 기관이 연계하여 ‘웹하드 카르텔 근절 실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 다방면 단속과 결탁구조 원천차단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강경히 단속할 때에는 유통을 자제하다가도, 여론이 조금만 잠잠해지면 다시 반복하는 이들의 관행으로 보아 언제든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으리라는 판단 아래, 당초 3개월로 예정됐던 집중단속은 사안의 중대성에 깊이 통감하며 오는 5월31일까지인 5개월로 연장됐다.

오랜 시간 음지에 묻혀 있던 잔인한 결탁 관계, ‘웹 하드 카르텔’. 어렵게 밝혀진 만큼 강력히 처벌하여 피해자들이 두 번 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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