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둘째 아들인 앤드루 왕자(59)가 다음달 14일 안동을 방문한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한 지 꼭 20년 만이다. 여왕은 당시 고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방한 이틀째인 4월21일 73세 생일을 맞은 여왕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다”며 안동을 방문했다.

앤드루 왕자는 찰스 왕세자의 동생이며 왕위계승 서열 7위다.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1982년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포클랜드 전쟁에 해군 헬기 조종사로 직접 참전해 영국 왕실 전체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칭송받기도 했다.

영국 왕실의 움직임은 전세계 호사가들의 관심 대상이다. 이번 앤드루 왕자의 안동 체류 일정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언론에도 많이 소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흔치 않은 좋은 기회다. 한국 고유 전통의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안동 음식과 전통문화를 다시 한번 체계화해 지구촌에 알려야 한다. 그래서 외국 관광객들을 안동과 함께 대구와 경북지역으로 불러 들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년 전 여왕이 방문한 하회마을과 봉정사는 2010년과 2018년 각각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현재 하회마을은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는 ‘유교책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당시 세기의 진객(珍客)을 맞은 하회마을은 충효당 내당에서 김치 및 고추장 담그기, 농부가 소를 끌고 쟁기로 밭을 가는 모습 등을 여왕에게 선보였다.

또 전통가옥 담연재에서 마련된 생일상을 위해 궁중 ‘문어오림’과 매화나무로 만든 꽃나무떡 등 47가지의 전통음식을 준비하기도 했다.

안동시는 여왕이 다녀간 코스에 ‘퀸스로드’(Queen's Road) 라는 명칭을 붙였다. 이번에 방한하는 앤드루 왕자는 여왕이 방문했던 하회마을, 농산물도매시장, 봉정사 등을 다시 방문하는 일정을 진행한다.

이달 초 이미 영국왕실 경호의전팀 관계자들이 안동 현지답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앤드루 왕자의 안동 방문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호의전팀은 경북도청, 하회마을, 안동농수산물도매시장, 봉정사, 한국국학진흥원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왕자 방문을 맞아 접빈객에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하는 동시에 한국 고유의 유교 전통과 풍습을 어떻게 고품격 관광자원화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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