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의료지구에 조성될 롯데쇼핑타운(이하 롯데쇼핑몰)의 철회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업주체인 롯데자산개발이 착공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롯데는 수성의료지구에 영남권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인 롯데쇼핑몰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해 10월 집행유예로 풀려나 롯데쇼핑몰 사업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롯데는 현재 쇼핑몰 조성에 대한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았으나 건물 허가는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대경경자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업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거취가 불안정해 롯데쇼핑몰 사업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며 “이달 중 신 회장의 대법원 판결에 따라 롯데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014년 12월 롯데는 대구도시공사가 주관한 경쟁입찰방식을 통해 수성의료지구 내 7만7천49㎡(2만3천348평) 규모의 유통 상업용지를 사들였다.

당시 입찰과정에서 롯데가 단독으로 참여했고 모두 1천260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3.3㎡(1평)당 540만 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7년 6월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롯데쇼핑몰 사업에 대한 변화는 지난해 10월 조성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다.

유통 업계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라인 판로가 오프라인보다 강세를 보이고 대형쇼핑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롯데가 쇼핑몰 사업의 시장성과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올해 들어서는 롯데가 해당 부지를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유통 관련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롯데가 부지를 매각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지는 유통 상업용지로 백화점, 아울렛과 같은 대형판매시설만 입점 가능하기 때문에 용도에 대한 제한이 있고 7만㎡가 넘는 부지를 분할해 매각할 수도 없다.

대구도시공사는 롯데가 매입 당시 부지 가격과 현재 가격을 비교해볼 때 용도 제한으로 인해 큰 변화가 없어 ‘땅장사’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자 수성의료지구 내 분양·입주한 기업과 상인들의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용지에 사옥을 짓고 있다는 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대표는 “롯데쇼핑몰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기업만 있고 유동인구는 없어 슬럼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도 “상인들이 롯데쇼핑몰을 보고 상업용지를 매입했는데 사업이 무산되면 주변 땅값은 크게 하락해 금전적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롯데쇼핑몰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 만으로 현재 위치가 좋은 곳은 평당 최대 4천만 원 선까지 치고 올라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롯데자산개발 측은 쇼핑몰 사업에 대해 결정된 게 없고 내부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내놨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대구 쇼핑몰 사업은 현재 검토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을 해주기 어렵다”며 “다음달이 되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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