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근절 지역사회 모두 나서야

김영애

대구 강북경찰서 경무계 경사

지난달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가해자에게 소년법상 가장 최고형인 징역 10년이 구형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마음이 복잡했다. 어린 소년의 죽음과 어린 소년들의 수감 생활이 교차해서다.

복잡한 마음을 누르고 구형 내용을 보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숨진 학생이 추락해 숨지기까지 당한 폭행과 가혹행위는 하나하나 묘사하기도 힘든,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장면들이었다.

청소년들이 이렇게 된 이 사회가 올바른 사회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인터넷 등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학교폭력의 유형도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단순히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개념이 아니다.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상해, 폭행, 강요, 성폭력, 사이버 따돌림, 정보 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도 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학생들의 생활 범주가 비단 학교뿐만이 아니기에 학교폭력의 범위는 아이들의 모든 생활에까지 확대됐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언어폭력(8.7%), 집단따돌림(17.2%), 스토킹(3.0%) 순이며, 특히 사이버 괴롭힘(10.8%) 비율이 신체폭행(10.0%)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폭력의 비중이 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폭력들을 경험한 학생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해 심각한 경우 삶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까지 느끼며 훗날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까지 지장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이를 해결하고 사전에 예방·근절하기 위해서는 온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학교폭력 원인을 심층 분석하여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는 학교부적응 학생들을 위해 ‘친한친구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에서도 지난달과 이달을 학교폭력 집중관리기간으로 지정해 여러 가지 예방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강북경찰서 또한 ‘P.D 스토리’,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안전한 학교 만들기를 꾀하고 있다.

또한 위기청소년 관리, 청소년 경찰학교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각 기관들의 활동과 함께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가정과 사회의 관심이다. 내 아이가 혹은 내 이웃의 아이가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은지, 반대로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시발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폭력 상담 및 신고는 117, 문자(#0117), ‘117CHAT’ 앱, 1388 등에서 가능하다.

학교폭력 없이 모든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 미래 사회의 올바른 주역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할 때다.

▲ 김영애 대구 강북경찰서 경무계 경사
▲ 김영애 대구 강북경찰서 경무계 경사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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