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모집 어려움 , 수능 영향력 감소, 여고 '복합요인'

2010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운영되고 있는 경일여고가 자사고 철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모집에 따른 어려움과 정부의 폐쇄적인 자사고 정책, 수능 영향력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다수의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경일여고는 올해 신입생 모집 후 자사고 철회 여부에 대해 이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철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경일여고 관계자는 “학생모집이 너무 어려워 심각하게 (자사고) 철회 여부를 고민 중이다. 의견수렴도 하고 있으며 전국적 상황이나 교육정책 등도 살펴보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대구시교육청도 경일여고의 자사고 철회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철회 요청이나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모집이 어려워 (철회)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일여고가 자사고를 철회하면 대구에서는 경신고에 이어 두번째며 전국적으로 12번째 자진 반납 학교가 된다.

자사고 철회 고민의 결정적 요인은 학생모집이다.

경일여고는 올해 1학년 신입생이 83명에 그쳐 정원 280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학교는 신입생을 6개 학급으로 편성한 후 과목에 따라 합반한 뒤 3개 학급을 운영하기도 한다. 2학년 학생수는 123명, 3학년은 217명이 재학중에 있어 해마다 학생수 급감을 겪고 있는 상황. 재정적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일여고 관계자는 “자사고는 학급당 35명을 기준으로 교육비 등 재정규모를 편성하고 있다”며 “일반고처럼 학급당 인원을 25명 수준으로 줄이면 등록금을 지금보다 2배 이상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학생모집 역시 녹록치 않다.

현재 대구 고교 1학년 전체 학생수가 2만3천142명인데 반해 내년도 고입 대상인 중3은 2만1천911명, 중2 2만353명, 중1 2만282명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여고로서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자사고는 모두 42개로 이 가운데 여고는 서울의 이화여고·세화여고 2곳과 대구의 경일여고 1곳에 불과하다.

2010년 자사고로 지정된 부산의 동래여고가 재정적 어려움으로 2013년 전국 처음으로 자사고 철회한 뒤 2014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했고, 2015년에는 서대전여고가 자사고 철회를 결정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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