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의료지구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성의료지구는 10년 전 의료와 정보통신, 주거 등의 복합 기능을 갖춘 도시를 조성한다며 개발이 시작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핵심 지구가 제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단지의 중심에 있는 의료용지와 유통상업용지의 기업 유치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의료시설 없는 수성의료지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총 97만6천여㎡의 수성의료지구 중 의료관련 시설이 들어설 부지는 8만2천여㎡로 전체의 8.5%이며 유통상업 용지는 7만7천여㎡로 7.8%다. 여기에다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는 롯데쇼핑몰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상업용지(3만4천㎡, 3.5%)까지 합하면 기업유치의 직접 영향을 받는 면적이 지구 전체의 20%에 이르게 된다.

당초 의료시설지구에는 특화전문병원(재생의료, 장기 이식, 유전체 치료, 항노화), 의료연계(국책) 기관(임상정보센터, 국제검진센터, 의료관광호텔, 의료관련 국책기관), 체류형 의료관광 시범단지 등이 유치 대상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도록 확실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부지는 아직 공터로 남아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서는 조성 예정인 롯데쇼핑몰의 사업 철회설까지 불거져 문제가 되고 있다. 롯데는 영남권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진척이 없다.

2014년 지구 내 7만7천㎡의 유통상업용지를 사들인 롯데가 5년째 쇼핑몰 건립을 미루자 사업규모 축소에서부터 철회설까지 각종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의료와 상업지구 기업유치 난항이 수성의료지구 전체 사업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앵커(거점)시설인 의료 및 유통상업 시설 조성에서 기업유치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인구유입 감소 등으로 지식기반지구 등 타분야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현재 지구 내 지식기반 시설용지(10만9천㎡)는 상당수 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분양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수성구 대흥동 수성의료지구는 대구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부지로 평가받던 곳이다. 수성 IC가 있으며 도시철도 2호선 역세권이다. 도시철도 3호선(연장구간)이 예정된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 대구스타디움과 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미술관 등도 위치해 있다.

이 정도 여건을 갖춘 곳에서 기업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지역의 다른 곳에서는 기업유치를 아예 접어야 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기관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수성의료지구의 조기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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