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갑

‘대구 정치1번지’로 불리는 수성갑의 키워드는 4선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61) 의원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보수의 심장인 대구 수성갑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김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또다시 수성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에게도 이번 총선은 정치 인생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이 수성에 성공한다면 당내 입지는 한층 더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경기 군포에서 3선에 성공한 김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도전을 내걸고 대구로 낙향했다.

당시 총선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잇따라 낙선했지만 이후 20대 총선에 도전해 당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전 경기도지사)를 24.6%p라는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1년 10개월 간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으며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다.

게다가 현재 지역 내 문 정권에 대한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다. TK 내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 의원은 장관직을 마치고 당에 복귀하자마자 지역구에 머무르며 주민과 지지자와의 소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개각 인사를 발표하면서 출생지가 아니라 출신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출신지를 분류한 청와대를 향해 “치졸하다”고 비판하는 등 지역 민심 달래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에서는 다양한 인사들이 텃밭 탈환을 다짐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근 수성갑 당협위원장으로 취임한 정순천(58)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했던 이진훈(62) 전 수성구청장이 일찌감치 총선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들의 최대무기는 지역민과의 ‘친밀함’이다.

정 위원장은 3선 시의원, 이 전 청장은 2선 구청장으로서 누구보다 지역구 사정을 잘 알고 지역민과의 친밀도가 높다.

수십년간 수성갑을 지키며 지역민과 애환을 함께 해 온 정 위원장은 꾸준히 주민들을 만나며 밑바닥 인심을 다지고 있다.

이 전 청장도 봉사활동 등을 통해 꾸준히 지역민들과의 교감을 넓히고 있으며 최근 유튜브 방송 채널을 개설하며 지역 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수성구청장에 출마한 바 있는 남상석(65) 전 한국당 대구시당 안보위원장과 한국당 복당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김경동(60) 전 바른미래당 수성갑지역위원장, 김현익(51) 변호사도 총선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수성갑이 험지로 통하는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인사는 김병준(65)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이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저술활동에 집념하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은 성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중·고·대학을 모두 나왔다.

고향에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해 온 만큼 험지로 꼽히는 수성갑에 출마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수성갑에 출마한다면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얘기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수성갑은 수성구의 상징성, TK 판세에 미칠 영향 등으로 한국당 입장에서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라며 “특히나 여당 후보가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만큼 한국당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럴 경우 반드시 전략공천이 아닌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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