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패스트트랙 상정 두고 국회 긴장 고조, 곳곳 충돌...정국경색 극에 달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국회 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사개특위 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25일 선거제·개혁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면서 정국 경색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여야 4당이 이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상정하려 하자 자유한국당은 ‘회의장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며 회의 진행 저지에 나섰다.

이번 패스트트랙은 내년 총선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선거제 개편이 걸린 문제라 여야 모두 ‘강 대 강’ 충돌을 불사하는 형국이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회의장을 막아서며 소속 의원이나 보좌진을 제외하고는 진입을 가로 막았다.

일부 의원은 회의장 문 앞에서 1인용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고 책상 등으로 입구를 봉쇄하기도 했다.

또 일부 보좌관은 회의장 진입로 양쪽에서 한국당 소속인지 확인하며 출입통제에 나섰다.

국회는 이날 오전부터 아수라장이 될 조짐을 보였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유승민(대구 동구을) 전 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의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개특위 소속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강행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보임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국회 의사과로 몰려 실력행사를 시도하자 팩스로 사보임을 신청했고 이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병상에서 사보임을 허가했다.

유 전 대표 등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성모병원으로 급히 이동했지만 병원 측이 건강상의 이유로 면회를 거부했고 이들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촉발된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설치법안 및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바른미래당 인사들은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향후 손학규 지도부 체제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지도부 탄핵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정당 사개특위 위원이 채이배 의원으로 변경되자 다수의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원회관 채 의원 사무실로 집결했다.

11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채 의원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문을 걸어 잠궜다.

채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먹혀들지 않자 결국 “감금당했다”면서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후 경찰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겠다는 뜻을 전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방문을 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극한 대립으로 20대 국회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정부·여당도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국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각종 민생법안 처리까지 실패할 경우 여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에만 올인해 ‘민생을 놓쳤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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