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며칠 전 TV에서 한 유명 개그우먼의 짧은 다리를 보며 웰시코기와 닮아 그녀의 이름 뒤에 ‘코기’라 붙여 별명으로 부르는 것을 보았다.

그 유명 연예인 때문인지, 아니면 웰시코기의 인기 때문인지 몰라도 사실 몇 년 전까지 많이 기르지 않았던 반려견 종류인 웰시코기가 요즘 인기 반려견 순위에 오를 만큼 개체 수가 늘어났다.

한 종류의 반려견이 특별하게 유행하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그 이유가 가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단순하거나 평범해서 놀라울 때가 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는 아무래도 대중매체이다.

한때 주말프로그램에 등장한 ‘상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그레이트 피레니즈라는 대형견이 있었다.

하지만 몇 년 후 상근이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이와 비슷한 대형견들의 대거 유기사태를 맞아 결국 안락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주거환경에서 키우기 쉽지 않은 것이 대형견이다. 하지만 입양 당시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충동적으로 반려견을 선택해 불러온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으로 나라에 따라 혹은 문화에 따라 특별히 선호하는 반려견이 있다.

반려문화가 잘 정착된 미국은 거의 30년 동안 ‘리트리버’가 부동의 인기견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4년마다 선호하는 반려견의 순위가 바뀌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서 말한 것처럼 방송에서 명성을 얻거나 유명 연예인이 키우는 반려견이 소개되면서 반짝인기를 얻게 돼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부작용은 ‘상근이 사태’를 통해 보듯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한다.

반려견은 유행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있는 옷이나 장신구가 아니다. 적어도 10년 이상 같이 살아야 하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다.

사회적인 분위기나 마음에 드는 외모보다 환경이나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우선이 돼야 어떤 종류의 반려견도 가장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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