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이스터

▲ 기계 분야에 적성을 느껴 특성화고인 신라공업고에 입학한 후 KT&G에 입사한 주훈돈씨의 근무 모습.
▲ 기계 분야에 적성을 느껴 특성화고인 신라공업고에 입학한 후 KT&G에 입사한 주훈돈씨의 근무 모습.
KT&G 최종 합격 문자를 받았다. 면접을 2번 거치면서 매번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너무 떨려 혼자 확인했다. 메일을 확인하는 것조차 떨려 클릭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확인을 하니 최종 합격이다. 그 뒤에 부모님과 선생님께 합격 소식을 알렸던 기억이 아직 머릿속에 남아 있다.



중학교 3학년, 나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이유는 농촌에서 살면서 아버지를 따라 농사일을 돕고 기계가 고장 나면 직접 고쳐서 다시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나를 볼 수 있었기 떄문이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 흥미를 두는 것을 하기로 마음먹고 특성화고에 진학했고,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자동차 기계과에 입학해 누릴 수 있는 기회들을 모두 잡았다. 전공과목들이 적성에 잘 맞아 흥미를 두고 계속 배울 수 있었고 나머지 과목들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더불어 학급 실장, 부실장을 맡으면서 활발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3년 동안 공기업 채용반에서 정규 수업 시간을 마치고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했다.

“비빔밥을 비빌 재료를 준비해라”

입학 후 공채반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다. 처음에는 와닿는 듯한 느낌이 없었다. 2학년에 올라 간 뒤 조금씩 미래가 걱정이 됐다. 이때까지 내신만 준비했다.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의 스펙을 보면서 스스로 남들과 차별화되는 재료들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준비한 게 전공 자격증과 타과 자격증 포함 6개, 요양원 봉사활동(100시간 이상), 학과 내신성적 1등, 교내 상장 11개 등이다.

이런 것들로 인해 나를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것이 있다는 것은 학교생활을 더욱 열심히 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기록이라고 생각했다. ‘1학년 때부터 준비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왔다.

특성화고 생활은 순탄했다.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다 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학년 때부터 학교는 독일 HBS라는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독일 취업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독일에 가고 싶은 욕구도 있었기에 신청을 해서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다. 3학년 4월에 독일을 1주일 정도 문화 교류 목적으로 다녀왔다.

2학기에는 독일 취업을 전제로 둔 6개월 현장실습에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쉽게 순위 내 들지 못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전국 어느 학교에서 독일이라는 나라에 직업학교에 가서 그 학교의 환경, 나라의 문화들을 경험해볼 수 있을까라는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더 좋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에 의미를 뒀다.

살면서 실패는 좋은 경험이 된다는 말이 있듯 실패는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는 뜻깊은 경험이었다.



고3까지 열심히 준비해 공기업이나 대기업 취업을 하는 순간 인생에서 공부는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KT&G 취업 후 기계 업무 등을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또 다른 목표를 가졌다.

10년 안에 기계 팀장 역할이 첫 번째 목표다. 고장 난 기계를 신속 정확하게 정비하는 것이 목표고, 더불어 독일이나 이탈리아에서 기계 밴더 교육을 받아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KT&G 영주 공장뿐 아니라 3개 공장을 통틀어 기계 쪽에서 가장 뛰어난 사원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세부적인 목표를 세워 미래에 한 발걸음씩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라공업고 졸업

KT&G 입사

주훈돈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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