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만난 고향 선후배 A, B, C씨||-전국을 돌며 30차례에 걸쳐 225만 원

고향 선후배라는 ‘지연’은 교도소에서도 통했다.

아파트 주거침입 절도, 상가털이라는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같은 기간, 같은 교도소에 수감됐다는 사실은 A(32), B(29), C(27)씨에겐 혈연을 뛰어넘는 정을 느끼게 했다.

절도 한 번으로 쉽게 돈을 쥐었던 이들이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며 돈을 벌기란 쉽지 않았다.

이들의 우애는 출소 후에도 이어졌고, 뭉치면 못할 게 없다는 확신이 있었던 걸까.

3인1조가 돼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망을 봐주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에 잡혀 교도소에 수감되기라도 하면 옥바라지를 해주는 등 서로의 수발을 자처해주기를 반복했다.

지난 2월 다시 3인1조가 되면서 이들은 절도에 눈을 돌렸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커피 자판기의 컵이 나오는 지지대를 부숴 돈을 훔치기로 한 것.

수법이 손에 익을 즈음엔 대구, 순천, 마산, 부산, 창원, 울산 등 전국을 누비며 대형마트, 대학교 내 커피 자판기에 손을 대는 대범함을 보였다.

이들은 하루에만 6곳의 커피 자판기에서 현금을 털었다.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미리 대포차를 구해 달아나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한 달 이상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지속하고 꼬리가 길어지자 A씨는 대구, B씨는 마산, C씨는 부산으로 흩어져 몸을 숨겼다.

하지만 경찰의 추격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3월30일 은신 중이던 대구 서구의 한 병원에서 A씨의 꼬리가 밟혔다.

남부경찰서는 상습적으로 커피 자판기를 턴 혐의(특수절도)로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은 이전부터 절도를 공모해 다양한 절도 수법으로 동종전과가 수차례 있어 구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아영 수습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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