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생존 골든타임, 여러분 손에 달려있어요”

발행일 2019-05-08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4분 이내 심폐소생술과 제세동, 생존율 3배↑

생존율 높이는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

가까운 자동심장충격기는 바로 우리 아파트

심정지 심장이 멈추고 1분이 지나면 97%, 2분 후 90%, 3분 75%, 4분 50%, 5분 25%로 생존율이 낮아진다.

심정지 발생 4~5분 이후부터는 뇌가 손상되기 시작해 소생 후에도 심각한 후유장해를 남기거나 사망한다. 심정지 환자를 최초 발견한 가족과 시민의 첫 대응이 환자에 예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일련의 단계들이 필수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이를 전 생존사슬(chain of survival)이라고 부른다.

1. 심정지의 예방과 조기 발견 2. 신속한 신고 3. 신속한 심폐소생술 4. 신속한 심장충격 5. 효과적인 전문소생술과 심정지 후 통합치료

5가지 연결고리로 이뤄진 생존사슬은 병원 밖 일반 시민이 해야 할 ‘심정지 시 국민행동지침’과 예방수칙에서부터 병원의 전문치료 등 모두가 포함된다.

이 중 ‘효과적인 전문소생술과 심정지 후 통합치료’를 제외하면 모두 일반인이 시행할 수 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시행해야 하는 단계다.

◆심폐소생술-제세동이 생존의 핵심

급성 심정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생존 사슬의 모든 단계가 중요하지만 처치와 관련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목격자에 의한 신속한 심폐소생술과 신속한 제세동이라 할 수 있다.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면 생존율이 2배 정도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대구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 건은 377건으로 전년도보다 10%가량 증가했다.

그렇지만 심정지 환자에게 조기 사용하면 생존율 3배가량 향상할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AED)의 사용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2017년 일반인이 사용한 적은 14건이 고작이다. 이중 가정에서 사용한 경우는 2건.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 시행은 조금씩 증가하지만 자동심장충격기 사용은 여전히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다.

자동심장충격기는 환자의 피부에 부착된 전극을 통해 전기충격을 심장으로 보내 심실 세동을 제거하는 제세동기를 자동화해 만든 의료기기이다.

갑자기 발생한 심정지의 대부분은 심실 세동에 의해 유발되는데 심실 세동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한 제세동이다.

대개 심실세동 발생 직후부터 1분마다 제세동 성공률이 7~10%씩 감소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10분 안에 제세동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집 근처 자동심장충격기는 어디에?

하지만 대구지역의 119 구급대의 평균 현장 도착 시간은 7.7분이며 구급대원이 처음 심장 리듬을 확인하는 데는 9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구급대원의 도착 시간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급성 심정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장소가 가정이다. 또 가정의 거주형태 중 절반 이상이 아파트다.

심정지가 아파트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일반인이 자동심장충격기로 제세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동심장충격기가 어떤 모습인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3배나 높일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 2018년 5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서 의무적으로 설치했다.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장소를 알고 싶다면 응급의료포털 E-Gen(https://e-gen.or.kr)이나 응급의료제공 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응급의료제공 앱은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에 야간진료기관 정보, 자동심장충격기 위치 정보, 응급처치 요령 등도 알려줘 응급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

우리 집 근처에 자동심장충격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더라도 심정지가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자동심장충격기의 위치를 알더라도 혼자만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구시가 운영하는 대구응급의료협력추진단은 심폐소생술 교육과 함께 공동주택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률을 높이고자 대구소방안전본부와 함께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심폐소생술을 교육받고 ‘응답하라! 심장박동 프로젝트’ 사업에 동참한 시민이 ‘단디 서포터즈’로 가입한다. 이후 심정지 환자 발생 시 문자 알림을 받는 심정지전파프로그램에 등록한다.

119 종합상황실에서 심정지로 인지되는 응급환자 중 발생 장소가 공동주택인 경우 ‘심정지 전파 프로그램’ 검색을 통해 단디 서포터즈(공동주택관리자, 경비원, 심폐소생술 강사, 소방대원 등)에게 문자를 발송한다.

문자를 받은 단디 서포터즈는 골든타임 내에 심폐소생술 및 자동심장충격기 적용을 위해 현장으로 직접 출동하거나 119 구급대가 현장에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불특정한 시간에 발생하는 심정지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단디 서포터즈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500세대 이상의 대구지역 400단지 중 212단지(53.7%) 단디 서포터즈 가입에 필요한 교육을 완료했다.

응급상황에서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연 1회 이상 교육받는 것이 좋다. 누구든지 심폐소생술 무료교육 신청(www.dandicpr.co.kr)을 할 수 있다.

‘4분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심폐소생술(CPR).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이웃과 가족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심폐소생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한 제세동이다.

신속한 심폐소생술과 신속한 제세동이라는 두 가지가 모두 시행돼야만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백윤자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최근 자동심장충격기 보급이 증가하고 일반인들 대상의 무료 교육의 기회도 잘 제공되고 있다”며 이제는 사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집 근처의 자동심장충격기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지금 당장 기기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고 사용법을 익히기를 당부한다. 여러분이 잠시 할애하는 잠깐이 심정지 환자에게는 수십 년의 시간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이 지난 4월2일 대구시청 본관 1층 로비에 마련된 ‘심폐소생술 체험관’에서 심폐소생술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요령 체험을 통해 심폐소생술의 관심도를 높이고자 심폐소생술 체험관을 운영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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