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관리업체 ‘집 이야기’ 대표 잠적, 피해 약 30~50억 원 이를 듯

구미와 충남 천안 등에서 오피스텔을 임대 위탁하며 집주인과 세입자에게 피해를 준 ‘집 이야기’ 대표 A씨(5월3일 자 9면)가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구미경찰서는 오피스텔 임대 피해를 호소하는 30여 명의 임대인을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임대인 등에 따르면 A씨는 구미시 송정동 태왕 아너스타워를 분양받은 집주인들과 임대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뒤 세입자를 모집해 세를 대신 받아주는 등 실질적으로 임대관리를 해왔다.

그는 세입자들에게는 보증금을 많이 받고 월세를 적게 받는 대신 임대인들에게는 고액의 월세를 약정하고 몇 달 약속을 지키는 방식으로 신뢰를 줬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임대인들에게 월세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집세가 몇 달씩 밀리자 임대인인 집주인들은 의심을 갖고 지역 한 변호사와 피해 상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천안에서도 비슷한 사건으로 임대인과 세입자들로부터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와 임대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태왕 아너스타워 소유주는 130명이 넘는다.

경찰은 “천안에서 발생한 임대관리업체의 사기 행각과 비슷한 것 같다”며 “우선 피해자들과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집주인들을 상담한 변호사는 “현재는 월세가 밀린 상태지만 임대계약이 끝나고 세입자에게 보증금 등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예상 피해액이 30억~50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임대인들은 임대위탁업체뿐만 아니라 세입자들과의 법적 분쟁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최근 충남 천안에서 보증금과 월세 등을 돌려주지 않아 말썽을 빚고 있는 임대위탁관리업체가 구미에서도 100가구 이상의 오피스텔 임대관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져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구미시 송정동 태왕 아너스 타워 내에 있는 임대위탁관리업체 사무실. 현재 근무하는 직원은 없다.
▲ 최근 충남 천안에서 보증금과 월세 등을 돌려주지 않아 말썽을 빚고 있는 임대위탁관리업체가 구미에서도 100가구 이상의 오피스텔 임대관리를 해 온 것으로 알려져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구미시 송정동 태왕 아너스 타워 내에 있는 임대위탁관리업체 사무실. 현재 근무하는 직원은 없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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