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열을 선택한 학생 중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수험생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실제 수학과 과학을 밀도있게 학습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과학탐구의 경우 주요 과목 학습에 밀려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분류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지엽적인 탐구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리는 수험생들도 생겨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결론적으로 현 입시에서 탐구, 특히 자연계열의 과학탐구가 지니는 중요성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자연계열의 과학탐구 대비가 입시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지 알아보고,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하는 게 좋은지 살펴봤다.

◆과학탐구, 얼마만큼 중요할까

대부분의 대학들은 정시에서 영역별로 가중치를 달리해 수능 성적을 반영한다. 특정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다면 이는 그만큼 해당 영역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주요 13개 대학의 2020학년도 자연계열 정시 영역별 반영 비율을 살펴보면 대부분 대학이 수학 다음으로 과학탐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부산대와 서울시립대, 연세대, 한양대의 경우 과학탐구 반영비율이 수학(가)형 반영비율과 같고 경희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은 국어보다 과학탐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정시에서의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은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영어 비중을 줄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연계열과 연관이 깊은 수학과 과학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자연계열로 정시 지원을 고려중인 학생이라면 수학만큼 과학탐구 학습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과학탐구, 즉 과학 교과에 대한 학습은 수시에서도 지원자의 학업 역량을 판단하는 중요 지표가 된다.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과 같은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다각도로 활용되는 내신 성적의 경우, 자연계에서는 과학탐구 과목의 시수가 많아 과학 교과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수시 논술전형의 경우 자연계열은 대체로 수리논술 또는 과학논술을 출제하는데 모두 고교 교과과정 범위 안에서 출제된다는 점에서 수능 과학탐구 대비는 그 자체로 자연계열 논술 대비가 된다.

이는 과학탐구에 대한 일정 수준의 이해가 갖춰져있지 않을 경우 과학논술 문제에서 제대로 된 답안 작성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자연계열 논술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논제 풀이를 위한 기본 과정으로 과학탐구 학습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 과학탐구 과목별 학습 전략

△생명과학, 핵심 개념이 정리된 ‘서브노트’ 활용

생명과학은 인체 의학과 생태학이라는 복잡한 생명 현상에 대한 학문이므로 그 현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지문, 그림, 도표, 그래프 등의 자료가 활용된다.

그만큼 지엽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데,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서브노트’를 만드는 게 학습에 도움이 된다.

먼저 EBS 연계교재의 개념 부분을 2번 이상 학습하자. 그런 다음 답지를 활용해 몰랐던 내용, 지엽적이라고 판단되는 내용은 모두 서브노트에 옮겨 적는다. 이때 헷갈리는 내용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도 함께 적는 게 좋다.

학습이 끝날 때마다 서브노트를 읽으며 전체적인 내용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지엽적인 부분들도 눈에 담는다면, 생명과학 전반에 대한 암기가 수월해질 뿐 아니라 모의고사 및 수능 당일에도 과목 전체를 훑어볼 수 있어 효율적인 대비가 가능하다.

△ 화학, 수시로 ‘풀잇법 연상’해 고난도 문제 대비

화학은 원자론, 주기율, 화학 결합, 분자의 구조, 산화와 환원, 산과 염기 등의 내용을 다룬다. 화학 반응에서 일어나는 법칙들은 일정한 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비례식 위주로 많이 공부해야 한다.

이밖에도 많은 문제들을 접하며 문제풀이의 감을 잃지 않음과 동시에 어떤 문제든 자연스럽게 풀잇법을 연상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취약한 유형의 문제들을 잘라 한 군데에 모아놓고 수시로 반복해 푸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학에서 가장 어려운 축에 속하는 유전문제, 양적 관계 문제에 취약하다면 가지고 있는 문제집이나 시험지에서 해당 유형 문제를 잘라 암기 카드처럼 모아두고 수시로 확인하며 풀잇법을 연상하는 훈련이 좋다.

특히 어려운 문제들은 따로 풀이를 정리해 틈나는 대로 답을 구하는 과정을 익힌다면 실전에서 막힘없이 문제풀이가 가능해진다.

△ 물리, 개념 ‘반복 훈련’이 상위권 도약 지름길

물리는 개념에 대한 이해와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개념이 잡히기 전까진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나, 이해 위주로 완벽하게 학습하면 다른 과목에 비해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물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주요 교과 개념에 대한 이해가 수반될 때까지 끊임없이 학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는 자연스럽게 문제풀이에 도움을 줘 시간 단축은 물론 고난도 유형 문제를 푸는 감도 익히게 해준다.

△지구과학, ‘교과서’로 정리하고 ‘문항 분석’으로 승부

지구과학은 물리와 마찬가지로 개념 학습과 유형별 문제 분석이 중요하다. 따라서 수능 때까지 꾸준히 반복 학습을 하는 동시에 다양한 자료들을 분석하고 정리해 어떤 자료가 문제로 출제돼도 당황하지 않고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지구과학은 개념이 곧 문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아 탄탄한 개념을 기반삼아 다량의 문제풀이와 문항 분석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먼저 교과서와 EBS 연계 교재를 심도있게 학습하자. 특히 교과서 내 탐구자료의 경우 수능 문제 자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개념 학습이 완료되면 해당 개념들을 꾸준히 반복 학습하고 동시에 평가원 기출문제 등을 통한 문제풀이를 병행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평가원 기출문제의 경우 문제와 풀이 자체를 외우다시피 해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도움말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