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길

대구시 보육지원팀장

제2의 베이비붐 세대가 나타나길 기대하며

얼마 전 대구시 세종사무소 소장으로 1년6개월간 재직하다 출산보육과 보육지원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석 달이 되어 간다. 대구시청 복귀는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 포근하다.

지난 2012년부터 실무자로 2년간 근무할 당시에 다양한 고충민원과 복잡한 현안들로 잦은 야근과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지금도 그때 함께 일한 동료를 만나면 동고동락한 전우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2012년 보육 환경을 돌이켜 보면 사회적으로 보육인프라 확충에 대한 수요가 높아 지역 어린이집 1,580개소가 운영되었고 이용 아동이 66,795명이었으며, 대구광역시 보육 예산은 2,909억 원 정도로 영유아에게 균등한 보육기회를 제공하고 부모의 양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무상보육’이 뜨거운 이슈였다.

또한 정치적으로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치러졌던 시기로 주요 선거 후보자들이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어린이집 이용 영유아를 지원하여 무상보육을 실현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만 돌보는 아동에게도 월10만 원~20만 원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거는 등 보육환경이 어려운 여건임에도 대구시의 노력으로 현재 보육환경과 보육 질 수준 향상 등이 그때와 비교해 상전벽해와 같은 발전을 이뤘다.

2019년 대구시 보육예산은 4천470억 원으로 2012년 대비 154%가 늘어났으며 부모들이 믿고 선호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2012년 38개소에서 2019년 3월말 현재 114개소로 200% 증가했다. 이것은 정부의 보육정책과 더불어 민선 6~7기를 거치면서 역점 시책사업으로 안전하고 쾌적한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부모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지속적으로 확충한 결과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올 1월에 있었던 고강도 혁신적 인사개편을 통해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고 보육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출산보육과를 신설하였으며,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의 조직개편은 보다 강화된 보육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렇게 보육환경 개선과 보육서비스 질적 수준이 향상됐음에도 합계출산율(여성 한명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은 전국 기준 0.98명, 대구지역 0.99명으로서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GDP에 악영향 등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저출산 원인은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 결혼의 지연과 기피의식 확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저출산 대책은 인프라 확충과 재정지원을 넘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맞춤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양질의 보육환경 조성과 양성평등의 일·가정 양립이 병행되는 사회분위기 조성과 ‘아이가 있어 행복’하다는 인식 개선으로 ‘제2의 베이비붐 세대’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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