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발생, 2015년 157건, 2016년 178건, 2017년 207건. 지난해

#90대 박모 할머니는 대구 북구에서 20년간 아들에게 폭행 등 괴롭힘을 받으며 살아왔다. 의지할 대상은 손녀뿐이었다.

결국 아들의 폭행을 참지 못한 할머니는 지난해 사회복지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대구 북부 노인전문보호기관은 할머니를 아들로부터 보호 조치시켰다.

할머니는 양로원에 입소한 뒤에야 오랫동안 지속된 아들의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노인학대 신고 및 발생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가해자가 아들딸 등 자식인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70대 노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 사례가 가장 많았다.

7일 대구 남·북부 노인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15년 320건, 2016년 497건, 2017년 808건, 지난해 85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노인학대 사례로 판정된 건수는 2015년 157건, 2016년 178건, 2017년 207건, 지난해 211건으로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다.

노인학대 상담 건수도 2015년 2천292건, 2016년 4천324건, 2017년 6천229건, 지난해 7천561건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 211건 중 파악된 가해자는 모두 215명이다.

아들이 85명, 배우자가 82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딸 15명, 손자·손녀 10명, 기타 23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노인학대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70대가 105건으로 49.8%로 가장 많았고 80대 54건(25.6%), 60대 39건(18.5%), 90대 12건(5.7%), 기타 1건(0.4%)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자가 165명(78%), 남자는 46명(22%)이었다.

노인학대 유형 비율은 정서적 학대가 45%, 신체적 학대 43%, 방임 6%, 경제적 학대 4%, 기타 2% 순이다.

노인전문보호기관은 노인학대 신고 접수부터 현장조사, 학대 피해 노인 및 가족에 대한 통합적 지원, 노인학대 예방 교육 및 홍보와 학대 피해 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 네트워크 구축 등 노인의 인권 향상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 북부 노인전문보호기관 관계자는 “노인학대는 대부분 가족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 형편이 일반 내지 중하 수준인 70~80대 여성이 동거 중인 배우자나 아들에게 신체·정서적 학대 피해를 당했다”며 “노인학대가 가정사로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인식될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노인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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