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9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만남 등 취임과 함께 국회 정상화 논의에 첫 발을 뗐다.

선거제 개혁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여야가 충돌한 이후, 민주당과 한국당 원내대표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원내대표의 만남은 취임 인사를 겸한 예방 성격이지만 극한 대치를 이어오며 고소·고발전까지 벌여 온 양당 원내사령탑이 마주 앉은 만큼 국회 정상화의 물꼬가 틀지 주목된다.

이날 오후 상견례를 가진 두 사람은 덕담 속에 뼈있는 얘기를 주고 받았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나 원내대표의 국회 사무실을 찾아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취임 인사를 건넸다.

장외 집회를 접고 국회로 돌아와 달라는 주문이다.

그는 “정국을 풀 지혜를 주시면 심사숙고하고 최대한 존중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보겠다”며 “민생이 어려운 만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 경청하고 싶고 5월 임시국회라도 열자”고 말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도 “야당에 대한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는 부분이 좀더 확대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며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제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이 한국당의 요구를 수용해 달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며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겠다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뼈 있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곧 5.18이 다가오는 만큼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한국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교체를 계기로 여야가 조속히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 및 사과 요구를 고수하고 있어 논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을 시작으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돌며 각 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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