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곳곳에 산책을 나오는 반려견이 많아지고 있다.

잘 뛰어놀던 우리 집 반려견이 어느 날 갑자기 주저앉거나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고 걷는다면 우선 슬개골 탈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슬개골 탈구란 무릎 관절 위에 있는 슬개골이 어긋나는 질병으로 우리나라 반려견의 절반 이상이 겪고 있을 만큼 흔한 질병이다.

사고나 충격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선천적으로 관절의 형체가 나쁘거나 뼈가 약한 견종도 따라 좀 더 발생할 수도 있다.

또 통계적으로 대형견보다 소형견에게서, 수컷보다 암컷의 발병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특별한 통증이 없을 수도 있고 외부에서 이탈을 치료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 어긋난 관절부가 붓고 인대가 파열돼 수술적 처치를 통해서 꼭 치료해야 한다.

슬개골 탈구는 진행 단계에 따라 1~4기로 구분해 알아볼 수 있다.

1기는 외부적인 힘이나 다리를 굽히고 피는 운동에 의해 탈구가 진행됐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단계다. 외과적인 수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진행 양상을 늦추기 위해 행동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

2기는 탈구가 빈번해져 수술적인 방법이 필요한지 고려하는 단계다.

3기는 슬개골이 항상 탈구돼 있는 단계로 외부적인 힘으로 제자리를 찾긴 하지만 다시 탈구가 된다. 그 때문에 더 진행되기 전에 빠른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

4기는 탈구된 슬개골이 외부적인 힘으로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다. 이땐 일반적인 수술 기법이 아니라 쐐기 모양의 뼈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고 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가끔 수술 후 아픈 다리를 안 디디려고 해 근육량이 떨어져 더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수술 후에는 반드시 물리치료와 걷기 같은 근육운동을 병행해서 빠른 회복을 도와야 한다.

슬개골 탈구는 평소 미끄러운 바닥과 계단을 조심하거나 뛰어내리기 방지 등 예방이 최고지만 만약 이미 진행됐다면 어릴수록, 단계가 낮을수록 빨리 수술해야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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