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3일 전 필로폰 투약해, 20여년간 과대망상 등 정신질환 앓고 있어||-화재 당일

지난 15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 방화범 A(55)씨가 범행 당시 마약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여년간 과대망상 등 조현병으로 의심되는 정신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인터불고 호텔 방화용의자 A씨를 상대로 소변 간이 시약 검사 결과 마약 투여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치상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A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수사 브리핑을 통해 “A씨는 3차례 마약 전과가 있고 사흘 전 필로폰을 투약했다. A씨는 또 정신질활자로 올해 7차례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범행 사흘 전 투약한 필로폰은 과거 교도소 복역 당시 알게 된 지인에게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5시 동대구 IC 인근 한 주유소에서 10~20ℓ짜리 기름통 8개를 구입한 후 인터불고 1층 로비 한쪽에 6통을 뿌려 불을 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A씨가 준비한 기름통만 모두 14개다. 차량에 기름이 든 통 2개와 빈 통 6개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며 “A씨가 차 안에 있던 흉기는 자해용으로 쓰려 준비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호텔에 2박3일씩 48차례에 걸쳐 투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에서 도박한 이력은 없었다.

현재 A씨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으며 몇 해 전부터 가족과 의사에게 정신과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20분께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별관에 불을 질렀다.

이 불은 호텔 1층 로비 165㎡를 태웠고 투숙객 등 41명 가운데 36명이 피해를 입었다. 그중 26명이 연기흡입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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