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표정훈 지음/한겨레출판/292쪽/1만5천800원

이 책은 ‘그림 속 저 책은 과연 무슨 책일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대중에게 친숙한 에드워드 호퍼, 르네 마그리트, 빈센트 반 고흐,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의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을 소개한다.

책이 등장하는 그림만을 선택했다. 그림과 책이라는 가장 강렬하면서도 애틋한 두 친구의 문화사를 술회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 그림에 깃들어 있을 법한 이야기, 화가와 그림 속 인물이 나누었을 속 깊은 대화,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의 삶의 한 자락, 그 모든 비밀을 상상력으로 풀어나가며 이 책을 완성시켰다. 그림 속 책은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책·독서·출판문화를 추정해 상상했다.

저자가 그림과 책에 관한 지식을 모으고 추리는 과정은 흥미롭다. 그림을 그린 화가와 인물 간의 대화를 상상해보는가 하면, 그림 속 주인공의 상황을 소설처럼 각색해 읽는 맛을 더한다.

먼저 1부 독서의 위안 ‘고독은 부드럽다’ 편에서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 주인공을 호퍼가 실제로 1937~1938년 머물던 농장 옆에 사는 여인으로 상상,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그녀의 직업, 그녀가 책을 산 서점, 그녀가 읽는 책을 추정해 풀어낸다.

2부 ‘그녀만의 방’은 여성, 그것도 주체로서의 여성과 그녀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스로 독립된 여성임을 자화상을 통해 드러낸 화가 소포니스바 앙귀솔롸, 작가 크리스틴 드 피장, 화가 토머스 폴록 안슈츠의 그림 속 글을 쓰는 여성 등 독립된 자아로서,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채워나가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3부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은 우주에서 숨 쉬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일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모든 것이 지겹다가도 다시 살아가는 힘을 주는 세 가지, 바로 ‘삶, 사랑 그리고 예술’에 관한 이야기다. 자식을 먼저 앞세운 자의 슬픔과 그 끝에 오는 환멸, 그럼에도 그 한 끗을 뒤집으면 사랑이 피어나고 삶이 흐를 것이다. 프랑스의 대문호 에밀 졸라의 둘째 딸 레오폴드 이야기와 오귀스트 드 샤티용의 그림이 주는 혜안이다. 화가 도라 캐링턴이 그린 리튼 스트래치의 그림에서는 사랑이 전부였던 세계가 존재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4부 ‘자유의 주체자들’은 자유 의지로 당당히 맞서려는 자들이 주인공이다. 배움과 자유에 대한 갈급함을 이야기하지만 결코 품격을 버리지 않는 인간 의지를 담았다. 유대교에서 파면당하면서도 본인만의 철학을 견고하게 쌓아간 스피노자, 민감한 도덕적 감수성의 소유자이자 항상 회개하는 마음을 품고 작품을 써 내려간 문학가 가르신을 그린 작품을 통해 한 인격체의 고결함과 순결함을 느낄 수 있다. ‘나의 세계’에 대한 세상 모든 이들의 부정과 죄의식 속에서도 기필코 해내려는 자의 단단한 모습이다.

5부 ‘책, 삶이 되다’는 책에 담긴 세상의 크기를 헤아린다. 화가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는 ‘꿈’ 외에도 여러 그림에 같은 책을 그렸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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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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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지구가 이상해요 = 이 책은 미세먼지와 이상기온, 태풍, 지진, 화산 등 대표적인 다섯 가
2019-06-26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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