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40대 여성가스점검원 A씨가 가스안전 점검차 방문했다가 남성으로부터 감금과 추행을 당할 뻔 했다가 스스로 빠져나온 뒤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동생의 집에서 착화탄을 피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 사건으로 동료들은 큰 충격을 받았으며 2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동도시가스 고객서비스센터 여성가스점검원' 기자회견장은 눈물의 성토장이 됐다.

여성 검침원들이 성희롱을 당하는 것은 비단 A씨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2018년 8월 중순 도시가스 점검을 간 B씨는 집 안에 큰 개가 있어 개를 잡아달라고 한 뒤 점검을 하는데 고객이 하의를 벗고 있었다고 했으며 C씨는 회사복 차림의 남자 여러명이 '이쁜 아줌마 몇 살? 몸매가...', '다음에도 아줌마가 점검 와' 등 반말과 성희롱으로 도망치듯 나와 계단에 앉아 울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여성 도시가스 안전점검원들이 겪은 성희롱 사례는 훨씬 다양하다.

상당수 점검원들이 이 같은 사건을 당했음에도 회사로부터 들은 대책은 "참으라는 것"이다.

민주노총울산본부 이은정 부본부장은 "회사가 내놓은 성희롱 대책 메뉴얼이라는 것이 고작 '신속히 자리를 피해라', '못들은 척 하라' 등 현실과 동떨어진 해결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고 말했다.

여성점검원들은 매월 할당된 1200여 건의 점검 중 97% 이상을 해야 임금이 깎이지 않기 때문에 야간이나 휴일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고 늘 예상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동울산고객서비스센터 소속 노조원 11명은 안전대책 없이 일할 수 없다며 지난 2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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