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좋고 보존성 뛰어나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인기!||||

▲ 거베라 재배 농민들이 수확한 꽃을 출하하기 위해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봉화산 거베라는 색깔이 선명하고 수명이 길어 서울 앙재동 화훼공판장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인정하고 있는 명품 농산물로 정착했다.
▲ 거베라 재배 농민들이 수확한 꽃을 출하하기 위해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봉화산 거베라는 색깔이 선명하고 수명이 길어 서울 앙재동 화훼공판장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인정하고 있는 명품 농산물로 정착했다.


봉화는 한국의 시베리아로 불릴 정도로 전국에서도 추운고장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이 때문에 고추, 사과 등 대부분의 농·특산물이 맛과 색, 저장성이 뛰어나고 타지역과 차별화된다.

그중에서도 봉화에서 생산되는 거베라 꽃은 명품으로 손꼽힌다.

큰 일교차와 일조량이 풍부해 색이 곱고 저장성이 좋아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aT)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



▲ 박지훈 봉화군 화훼협의회장(왼쪽)이 아들 현민(23)씨에게 거베라 영농 비법을 알려주고 있다.
▲ 박지훈 봉화군 화훼협의회장(왼쪽)이 아들 현민(23)씨에게 거베라 영농 비법을 알려주고 있다.


지난 22일 만난 봉화군 화훼협의회 박지훈 회장은 2천300㎡의 거베라 농장에서 아들 박현민(23)씨에게 거베라 농법을 전수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10년 전 거베라 농사를 짓다 우연히 접한 시들지 않는 꽃 ‘보존회’ 연구 개발에 나섰고, 현재 대량생산체계를 갖춘 에버로즈 대표다.

그가 아들에게 거베라 농사를 대물림 한 것은 봉화지역이 거베라 생산의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봉화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10℃로 고랭지의 쾌적한 기후환경과 주·야간 일교차가 큰 데다, 토양이 물이 잘 빠지는 사질토로 이뤄져 있어 한마디로 거베라 재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중 안개가 발생하지 않고 백두대간과 소백산맥의 중앙에 있는 청정지역이라 일조량이 풍부하고 물도 깨끗해 품질 좋은 거베라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걱정이 있다.

박 회장은 “봉화거베라가 전국 1등을 자랑하지만, 꽃집에서 재탕 화환에 이어 그동안 생화로 만들어지던 화환이 중국산 조화(플라스틱 꽃)로 제작되는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생화 주문을 당부했다.



▲ 봉화군 봉성면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는 양운길씨 부부가 비닐하우스에서 잘 자란 거베라를 수확하고 있다.
▲ 봉화군 봉성면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는 양운길씨 부부가 비닐하우스에서 잘 자란 거베라를 수확하고 있다.


꽃말이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인 거베라는 빨강, 노랑, 분홍 등 알록달록한 색에 큰 화형을 지며 대표적인 화환용 절화(꽃송이만 자른 것) 형태로 사용되고, 한 번 심으면 3~5년간 연중 수확하는 비교적 고소득 작목에 속한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거베라는 우리나라에서는 경남에서 많이 재배됐다.

하지만 남쪽 지방에서 생산된 거베라는 여름철 고온 탓에 꽃이나 줄기가 약해 금방 시들어 제값을 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날씨가 추워 특작 재배에 한계를 느끼고 있던 안동, 영주, 봉화 등 경북 북부지역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작물의 새로운 재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봉화산 거베라는 색깔이 선명하고 수명이 길며 병해충 발생이 적어 명품 농산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거베라가 실내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난 식물이라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발표하면서 미세먼지와 각종 유해 화학물질로 인해 고통받는 대도시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봉화 거베라의 자태
▲ 봉화 거베라의 자태


봉화에서 화훼재배가 시작된 것은 1997년부터다.

화훼산업을 생각지도 못한 시절 봉화군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능성을 확인하고, 5대 성장 동력 작목으로 화훼를 선정해 그동안 기술연구와 지원에 큰 노력을 펼쳐왔다.

초창기 다섯 농가가 화훼를 시작해 지금은 봉화읍, 물야면, 봉성면, 법전면, 춘양면 등 5개 읍·면에서 36 농가(10ha)로 크게 확대됐다.



봉화 거베라는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돼 특산품 명칭의 독점 권리를 확보하고 현재 연간 3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농가소득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또 전국의 18%, 경북의 60%를 생산하고 있다.



▲ 봉화군 봉성면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는 양운길씨가 수확한 꽃을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으로 보내기 위해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 봉화군 봉성면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는 양운길씨가 수확한 꽃을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으로 보내기 위해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제품도 우수해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위탁판매되는 거베라의 70%가 봉화산이다.



박주상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 경매사는 “거베라 하면 봉화다. 봉화산 거베라는 수십 년 꽃을 다룬 상인들도 믿고 매입할 정도로 꽃빛이 곱고 오랫동안 싱싱함을 유지하는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2일 현재 양재동 꽃시장에서 봉화 거베라는 10송이 한 묶음당 전국 평균(1천787원)보다 두 배 가까운 3천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화훼 불모지였던 봉화에서 전국 최고 품질의 거베라를 생산하게 된 데에는 기후 조건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열성과 노력이 컸다”며 “앞으로도 화훼농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어려움을 해결하고 각종 지원과 재배기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완훈 기자 pwh0413@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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