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국현논설실장
▲ 지국현논설실장
최근들어 대구국제공항 대합실은 평일이든 주말이든 밤낮없이 북새통이다.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혼잡도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대구공항은 이제 지역의 으뜸가는 SOC이고, 지역민의 자부심이다.

지난해 말 연간 이용객이 400만 명을 넘은 대구공항은 어떤 기능을 하는 곳일까. 2018년 전체 이용객은 전년 대비 14.1% 증가한 406만여 명이다. 이 중 국제선 이용객이 204만여 명에 이른다. 전년보다 무려 36% 증가했다. 국내선은 전년대비 2% 감소한 201만여 명이었다.

대구공항 사상 처음으로 국제선 이용객이 국내선 이용객 수를 넘어섰다. 국제선 이용객 증가는 지역의 국제화와 활력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매우 바람직하다.

---외국인 이용비중 전체의 9.8%에 그쳐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따르면 대구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지난 2010년 이후 8년 간 무려 16.6배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 비중이 9.8%(2018년 기준)에 그친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인천공항은 지난해 외국인 비중이 34%에 달했다. 대구의 3.5배다. 2018년 전체 이용객은 6천77만여 명으로 8년 전보다 2.1배 증가했다. 이 중 내국인은 4천9만여 명, 외국인은 2천68만여 명이다.

전국의 모든 공항과 항만을 합한 통계도 인천공항과 비슷하다. 출입국자 중 외국인 비중은 35%다. 2018년 전체 이용객은 8천3백55만여 명이며 이 중 내국인은 5천432만여 명, 외국인은 2천923만여 명이다.

대구공항의 외국인 이용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간단하게 말하면 대구공항은 지역 사람들이 ‘외국여행할 때 이용하는 공항’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공항이 지역의 돈을 해외로 유출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싶다.

외국여행을 하지말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구공항의 외국인 이용률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외국관광객들이 대구를 찾지않는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현재 대구공항에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9개국 22개 도시를 연결하는 국제선이 개설돼 있다. 이용객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저가항공사들의 국제선 취항이 늘어난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해외여행 급증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종전에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에 담긴 지도와 번역기를 갖고 여행하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졌다는 것.

대구는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이 26년째 국내 꼴찌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구공항의 심각한 내외국인 출입국 불균형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대구시 관광정책 종합 재점검해야

이달초 문화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2017~2018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중 대구를 찾은 비율은 2.8%에 그쳤다. 2017년에는 2.5%였으나 지난해에는 3.1%로 소폭 늘어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부산의 20% 수준이다.

관광과 관련한 지역의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구공항을 이전하든 안하든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대구시의 계획대로 미주나 유럽 중장거리 노선이 개설되면 여행객 역조 현상은 더 심화될 수도 있다.

공항은 정부와 지자체가 투자하는 지역의 중요한 SOC다. 시민들의 외국 관광만 부추기는 기능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대구시 공무원들이 해외의 관광현장을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 특히 일본의 지방도시 관광 마케팅을 배워야 한다. 현재 일본에는 어느 도시에 가든지 한국 관광객이 넘쳐난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2018년 한국에 다녀간 일본인은 292만여 명이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753만여 명이었다. 한·일 간 여행객 격차가 2.5배에 이른다.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사람들이 일본을 욕하면서도 왜 많이 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대구시의 관광정책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할 때다. 외국 관광객들이 대구공항을 통해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관광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대구공항을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공항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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