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고대 로마에서는 고문의 한 방법으로 간지럼을 이용했다고 한다. 어지간한 아픔보다 가려움이 더 견디기 어렵다는 말이 이해되기도 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경우 중 하나도 녀석들이 가려움을 호소할 때라고 한다.

사람들은 몸이 가려우면 본인이 직접 긁거나 혹시 그럴 수 없는 부위라면 주변 사람에게 부위를 정확하게 지적해 긁어달라고 한다. 필요하면 약을 바르기도 하는 등 가려움에서 금방 벗어나려 최대한 노력한다.

하지만 반려견들은 정신없이 몸을 뒹굴거나 무딘 발로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긁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보호자들은 정작 그 이유를 몰라 당황해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반려견이 가려움을 호소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대표적인 경우는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우선 가장 흔한 가려움은 꺾여져 있는 녀석들의 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세균 혹은 효모가 귀에서 자라며 생길 수 있는 외이염의 주된 증상이 가려움이다.

혹시 발로 머리나 귀를 긁으면서 머리를 터는 행동이 평소보다 많아지면 귓속을 꼭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귀의 크기나 모양은 반려견의 종류에 따라 달라 더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종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반려견은 귀세척을 정기적으로 꼭 해야 귀 질환을 예방할 수 있고, 목욕 시 귀뿐 아니라 온몸을 꼼꼼하게 잘 말려주도록 해야 한다.

귀 이외 피부에 가장 흔하면서 골치 아프게 나타나는 가려움이 알레르기나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면역과 관계된 질병이다.

이들의 주 증상인 가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목표를 두면서 약물치료나 식이조절을 병행할 때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병이기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돌보아야 한다.

때로는 강아지의 몸에 타이트한 옷을 입히는 것도 아토피 유발물질을 피부에 닿는 것을 막고 핥는 것 같은 자극을 방지할 수 있으니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려움의 원인으로 의심할 수 있는 외부적 원인으로 벼룩이나 외부 기생충 등의 감염이 많다. 야외활동이나 마당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반려견이라면 심장사상충 예방과 별도로 외부 기생충 약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가려움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가까운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빠른 치료를 통해 고문과 같은 가려움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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