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지난 27일 음주운전 적발 후 은퇴 선언||이번 주 내로 상벌위원회 열려 징계 결

▲ 지난 27일 음주운전에 적발된 후 은퇴를 선언한 박한이.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지난 27일 음주운전에 적발된 후 은퇴를 선언한 박한이. 삼성 라이온즈 제공
“되돌릴 수 없지만 이렇게라도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40)가 지난 27일 오후 음주운전 관련 징계 수위와 절차를 설명하려는 구단 관계자에게 한 말이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 후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구단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가족과 상의했고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는 의견을 구단에 전달했다.

박한이의 은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불명예스러운 은퇴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2001년 입단해 2019년까지 19시즌 동안 삼성에 뛴 박한이는 명실상부한 프렌차이즈 스타였다. 그는 우승 반지 7개나 끼는 등 무수한 세월을 구단, 팬과 함께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박한이는 입단 후 2016년까지 16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치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다. 19시즌 동안 친 안타는 2천174개로 KBO 역대 3위다.

하지만 박한이는 지난 2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접촉 사고를 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했다. 그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로 면허 정지 수준으로 나왔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박한이의 은퇴, 그리고 미래는 어땠을까.

그동안 팀 공헌도를 인정받아 명예로운 은퇴식을 치를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영구결번(33번)’이라는 영광을 얻을 기회도 분명히 존재했다. 더 나아가 지도자의 꿈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잘못된 판단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KBO 역사상 유례 없는 은퇴로 남게 됐다.

박한이가 은퇴 선언으로 유니폼을 벗었지만 상벌위원회는 규정대로 열린다. 은퇴 선수를 대상으로 상벌위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상벌위는 사건 발생 5일 이내 소집되므로 이번 주 안에 박한이의 징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BO 규약은 음주운전 제재를 △단순 적발 △음주 측정 거부 △ 음주 접촉 사고 △음주인사 사고 등 8가지 항목으로 세분화돼 있다.

박한이의 경우 ‘음주 접촉 사고’로 분류된다. 징계 수위는 90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500만 원, 봉사활동 180시간이다. 다만 음주 당일 운전이 아닌 다음날 오전 숙취 상태 운전 중 적발된 경우이기에 제재가 경감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