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도지사, 관사 반납하나

발행일 2019-05-29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경북도 옛 대외통상교류관 전경. 건물 오른쪽이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관사로 쓰이고 있고, 왼쪽 건물은 각종 행사를 위한 연회장으로 쓰이는 잡아센터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민선 7기 출범 1주년을 앞두고 관사 반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청 뒤편 한옥 스타일의 현 관사가 잡아센터(옛 대외통상교류관)와 외형상 한 건물로 돼 불거지는 ‘호화 관사’ 논란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29일 복수의 경북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도지사는 지난 27일 오전 특보단과 간부회의에서 관사 반납과 잡아센터 활용방안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사를 반납할 경우 도지사가 살 집은 도청신도시 내에 개인 돈으로 마련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지사는 이날 “관선 시대 임명직 도지사의 관사는 맞지만 민선 시대 임기가 보장된 선출직 도지사가 관사를 쓰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는 취지로 관사 반납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동부 청사 개청에 따른 관사 비용을 추경에 마련해 포항에 관사를 하나 마련했기 때문에 두 개의 관사를 두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 모 언론은 울산과 제주의 관사와 공관 개방을 보도하면서 경북의 경우, 호화 논란 한옥 관사에다 최근 포항 관사 등 2개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도지사 관사가 호화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관사는 지난해 당초 도청신도시 내 30평 형대 아파트가 유력했다. 전임 도지사 관사가 안동시내에 50평 형대 아파트로 있었지만 도청과 거리가 멀고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이 도지사가 난색을 보이면서 물색된 것이다.

그러나 도청이전으로 도청 공무원들이 빼곡히 모여 사는 신도시 내에 도지사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것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이는 수포로 돌아갔다.

대신 사용처 논란으로 입방아에 오른 대외통상교류관의 게스트 하우스(방 2칸, 거실)를 관사로 결정, 입주했다.

이 도지사는 외형상 교류관과 같은 건물로 보이는 관사에 대한 불필요한 호화 오해를 없애고자 대외통상교류관 연회장 이름도 잡아센터로 바꾸고 지번도 분리했다.

또 경북도 공유재산관리조례에서 1급 관사 시설에 지원하도록 보장된 가스·전기·수도요금 등 주거비 일체도 자비로 부담해 왔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이처럼 관사 반납 검토 얘기가 나오자 한켠에서는 이 도지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소’, ‘청렴’, ‘탈권위’를 당선인 시절 관사 문제에까지 녹아들게 했어야 했는데 이를 놓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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