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책으로만 알려줬던 곤충들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대구 동구 봉무공원에서 지난달 31∼2일 사흘간 열린 ‘곤충 페스티벌’에 수백여 종류의 곤충들이 전시돼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올해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에는 세계 희귀곤충전, 멸종위기 동·식물전, 곤충 마술공연, 식·약용 곤충전 등 10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세계 희귀곤충전 부스에서는 대구·경북지역을 포함한 서울, 인천, 강원, 울산 등 전국 곤충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수많은 나비 표본마다 습성, 생김새, 분포지역, 멸종위기 등급 등 자세한 설명이 함께 포함돼 개체마다 특징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물레를 직접 돌리면서 누에고치에 실을 뽑아내는 체험과 10여 종류의 누에를 만져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왕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딱정벌레 등 살아 움직이는 곤충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늦반딧불이 유충과 같이 작은 곤충들은 준비된 현미경을 통해 확인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서양뒤영벌 수벌 체험 장소였다. 침이 없는 벌 수십여 마리가 든 투명 통에 손을 직접 넣어 만져볼 수 있었다.

이 체험장소 앞에서는 어린이들의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벌이 무서워 울음을 터뜨리거나 도망가는 등 각양각색의 반응들이 나왔다.

경남 김해에서 놀러 왔다는 서민경(39·여)씨는 “인터넷을 통해 행사가 열리는 것을 확인하고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아이들이 곤충을 실제로 보면서 너무 신기해 했고, 종류가 많은 것에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한켠에는 식용 곤충들을 활용한 미래 음식이 있는 부스도 운영됐다. 고소애(밀웜), 메뚜기, 개미, 쌍별귀뚜라미 등을 이용해 만든 피자, 스파게티, 국수, 떡볶이 등 20여 가지 음식모형이 전시됐다.

또 행사를 둘러보며 지친 관람객들을 위해 독서할 수 있는 곤충 도서관과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곤충 액세서리 직접 만들기 등 부스들도 마련됐다.

이 밖에도 거리 버스킹, 동구 특산물 홍보 부스, 프리마켓 존, 페이스 페인팅 등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이번 페스티벌은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프로그램이 중심”이라며 “특히 어린이들이 곤충과 자연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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