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극장 생태계 조성 세미나

▲ 대구 소극장들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세미나가 지난 3일 소극장 함세상에서 열렸다. 사진은 임정혁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왼쪽)이 발제자로 나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모습.
▲ 대구 소극장들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세미나가 지난 3일 소극장 함세상에서 열렸다. 사진은 임정혁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왼쪽)이 발제자로 나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모습.




대구 소극장들의 생존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지난 3일 오후 대명공연거리 내 소극장 함세상에서는 대구 소극장 생태계 조성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대구소극장협회 주최로 열린 이 자리에는 소속 회원사 대표를 비롯해 김종성 대구예총 회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소극장들이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임정혁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은 ‘생존을 위해 소극장이 만든 커뮤니티와 움직임들’을 주제로 서울 연극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서 소개했다.

먼저 소극장 운영의 어려움은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공연제작의 감소, 강화되는 공연법 등으로 소극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최근 서울에서는 협동조합을 통해 극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가 소극장 혜화당이다. 1991년 개관한 1세대 소극장이었던 ‘까망소극장’의 폐관 소식이 전해졌던 2014년 극장을 인수했던 그룹은 10개의 젊은 단체 예술 단체다. 월 임차료가 400만 원에 달하는 80석 규모의 소극장 혜화당은 극단 자전거날다, 극단 걸판 등 다양한 지역과 특성을 갖고 활동하는 10개의 젊은 창작단체가 공동 운영을 시작하면서 재개관했다.

이후 소극장 혜화당은 ‘페스티벌 전용극장’으로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운영을 시작했고 연간 6~7개의 소규모 페스티벌을 신진 예술단체와 함께 공동기획하며 유의미한 활동을 전개하며 성장하고 있다.

2017년 개관한 신촌 지역의 한 극장도 소개했다. 바로 신촌극장이다. 두 명의 공동대표가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 이 공간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마련된 자금을 통해 지어졌다고.

임 이사장은 “소극장과 소극장연극이 내포하는 의미와 기치가 다양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의 시도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앞선 사례처럼 창작자 서로 간의 관계 속에서 촉발되기도 하고 극장이 자리하고 있는 지역과의 이해와 발견으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소극장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할 지 모른다”고 조언했다.

심재찬 전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대명공연거리 조성 이후 현주소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심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명공연거리가 풀어야할 문제점에 대해 먼저 말했다. 그는 공간의 집적화에는 성공했으나 이를 소비하는 관객과 시민들에 대한 인식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연의 지속성이 없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공연거리 활성화의 대안으로 과거 대학로에서 정기적으로 열린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심 대표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사단법인 전국소공연장연합회 주최로 연극 박람회 축제가 열렸다”며 “10~20여 개의 극단이 공원 한가운데 자신들의 공연 홍보 부스를 설치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벌이는 가운데 무대 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연극배우들이 거리로 나와 관객들과 만났다”고 했다.

무대예술전문인력 양성과 대명공연문화거리 구성원간의 연계협력 강화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창작자의 열정만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것이 운영의 전문성을 전제로 하는 극장 경영”이라며 “소극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성과 효율성, 극장의 잠재적 가능성까지 좌우하는 전문 인력 배치의 절실함과 운영의 노하우는 단소 간과하는 측명이 있다”고 했다.

이어 “대명공연문화거리는 기업, 공공기관, 지역주민,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이 포함된 협의체가 구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석 소극장 예전아트홀 대표는 ‘왜 대구에는 소극장 측제가 없는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 대표는 대구를 대표할 소극장 축제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 극단과 소극장의 영세성, 창조적인 전문기획자의 부재, 극단과 극장들의 유기적인 결합의 부재, 희생과 노력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대구에서 소극장을 만들고 운영한 지 25년이 지났다”며 “대구 연극계의 잠재능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모자라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소극장축제 또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송희 소극장 빈티지 대표, 김성희 작은 무대 대표, 안희철 아트벙커 대표는 대구 소극장이 처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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