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 셰프들, 영주에서 ‘한국의 맛’에 빠지다

발행일 2019-06-06 15:48:1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미슐랭 스타 요리사 초청, 정관스님의 사찰음식 시연

한국사찰음식전 통해 1천700여 년 이어온 한국의 맛 전해

6일 영주국제조리고등학교에서 열린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전에서 정관스님이 사찰음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6일 영주국제조리고등학교에서 열린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전에서 정관스님이 사찰음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6일 영주국제조리고등학교에서 열린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전에 참여한 미슐랭 셰프들이 강연을 하고 있다.
수행자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먹는 사찰음식! 이 한국 사찰음식의 맛에 미슐랭 톱스타 셰프들이 매료됐다.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사찰음식 대가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전’이 40여 년 선영여고의 전통을 뒤로하고,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영주 국제조리고등학교에서 6일 열렸다.

사찰음식점은 1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최고 요리 축제인 서울 푸드 페스티벌과 연계된 것으로 푸드 페스티벌은 서울 전역 특급호텔과 제주에서 세계의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열린 사찰음식전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최교일 국회의원, 장욱현 영주시장 등이 함께했다.

일정 중 유일하게 영주에서 한국 전통의 맛이 세계에 소개된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제철 식재료의 맛과 향을 살려내는 완벽주의자 셰프 야곱 쟝 보어마, 이탈리아 특유의 지중해 요리의 대가 파올로 카사그란데, 프랑스 고전 요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올리비에 벨린 등 미슐랭 스타 셰프와 음식 평론가, 외신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관스님의 사찰음식 시연과 톱클래스 요리사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셰프 서밋’으로 진행됐다.

서양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찰음식은 화학조미료 없이 제철에 나는 신선한 채소로 담백한 맛을 내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정성이 듬뿍 담긴 정관 스님의 요리가 테이블에 차례차례 올라올 때마다 정갈한 모습과 소박한 맛에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미슐랭 셰프들은 낯선 음식 재료와 조리법을 자세히 살피는가 하면, 음식을 음미하면서 단순히 먹는 차원을 떠나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관스님은 “사찰음식은 수행하는 스님들이 절에서 먹는 일상 음식이자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음식’, 자연에서 나는 재료를 그대로 활용하는 ‘자연음식’, ‘계절음식’ 이라고도 불린다”며 “음식 재료에 대한 감사와 소통의 뜻을 담은 사찰 음식을 통해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이 정갈해지는 식사가 되었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주 출신인 정관스님은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사찰음식의 대가로 정해진 레시피 없이 손이 움직이는 대로 맛을 창조해 ‘천재스님’, ‘철학자 셰프’로 불리고 있다.

스님이 나고 자란 영주에 새롭게 문을 연 조리고등학교의 후배들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길 원했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음식에 대한 생각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행사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현지 문화계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시식회를 개최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난 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석사를 방문해 사찰음식이 탄생한 배경과 한국 승려들의 일상, 한국의 불교가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등 한국의 불교 문화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영주시는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 불리는 소백산의 자연과 청정 자연에서 자란 재료를 활용한 식치(食治)음식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과 건립 추진 중인 한국 명상수련원 등과 치유프로그램을 연계하는 힐링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주은 기자 juwuer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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