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구를 담은 아름다운 전망대 (3) 북구 침산전망대

침산만조(침산에서 보는 저녁노을)로 유명한 대구 북구 오봉산은 날마다 붉은 노을의 향연이 펼쳐지는 북구의 경관 명소다.

오봉산 꼭대기의 침산정 앞에 자리 잡은 침산전망대는 산 정상에서 금호강 너머로 지는 저녁노을을 즐길 수 있어 지역민의 생활 활력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해발 121.4m 오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대구의 야경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예술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금호강과 신천대로가 한 눈에

지난 8일 오후 6시30분 3공단을 거쳐 침산공원이 적힌 표지판을 따라 오르막길을 지나자 침산공원관리사무소가 보였다.

사무소에서 침산전망대로 오르는 오봉산 등산로 입구는 3갈래였다. 준비운동을 마치고 곧장 50여 개의 층으로 이뤄진 흰색 계단이 자리 잡은 직진 코스로 향했다.

첫 시작은 가뿐했다. 등산로로 이어지는 계단은 누구나 쉽게 뛰어올라갈 정도로 쉬운 난이도(?)를 자랑했다.

계단 끝에 다다르자 첫 번째 쉼터가 나왔다. 가슴부터 시원함을 주는 2곳의 연못광장과 간이 의자, 고향을 그리워하며 엎드려 절하는 제사인 망향제를 올리기 위한 망배단 등이 눈에 띄었다.

5분간에 휴식을 끝내고 숨을 고른 채 다시 침산전망대로 향하는 등산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등산로는 아기자기한 하트 모양으로 정비된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오봉산 정상을 곧장 가로지르는 길이었다. 경사가 가파른 100m 길이의 500여 개 층으로 이뤄진 돌계단 2곳을 오르자 온몸은 땀으로 흥건해지기 시작했다.

이때 해가 떨어질 무렵 계단 양옆으로 푸른 잎들이 풋풋하게 자라난 가로수에 비친 붉은 노을은 지친 몸을 달래줄 희망의 빛줄기였다.

20여 분이 걸려 정신없이 올라간 계단 끝자락에는 웅장한 모습의 침산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오봉산 정상에 올라선 주민들은 침산정 주변 원형 산책로를 돌며 운동을 즐기기도 했다. 야간 경관의 모습을 추억으로 담으려는 몇몇 커플도 눈에 띄었다.

곧장 침산정 건너편에 있는 침산전망대로 향하자 대구의 젖줄 금호강과 차량이 꼬리를 물고 있는 신천대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해질녘에 마주친 대구의 모습은 관능적인 아우라를 뽐내며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신천 너머로 연암공원과 연암산 중턱의 서침, 서거정을 모신 구암서원 등이 자리 잡은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뒤로 팔공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도시를 감싸고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앞산이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었다.

서쪽에는 용이 엎드린 모습의 와룡산까지 보였다. 신천이 유유히 돌고 돌아 금호강과 이어지는 모습은 희열의 절정이자 이날의 백미였다. 오후 7시가 되자 어두워진 전망대 주변으로 LED 조명이 비쳤고, 이곳의 분위기도 한껏 고조됐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경상여고로 이어지는 또 다른 등산로를 이용했다. 둘레길로 만들어진 산길을 따라 내려오자 인근 아파트 단지와 침산배수지 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출발지인 침산공원관리사무소에 도착했고 오봉산의 절경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침산전망대를 찾은 북구 주민 김성미(46·여)씨는 “오봉산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주말마다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산에 오른다”며 “최근 생겨난 전망대 때문에 대구 시내를 바라보기 위해 주로 늦은 시간 이곳을 찾는다. 무지개색 불빛으로 뒤덮인 침산정은 운치를 더해준다”고 말했다.

◆서거정의 대구10경, 침산만조

침산만조(砧山晩照). ‘물은 서쪽에서 흘러 산 머리에 이르고, 침산 푸르러 맑은 가을빛 띠고 있네, 저녁 바람 어디에서 방앗소리 급한고, 저물녘 나그네 시름 저 방아로 찢어볼까.’

침산만조는 조선시대 대구에서 가장 빼어난 10곳 중 하나로 대구 출신의 유학자 서거정이 이곳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시로 읊으면서 생겨났다.

침산만조의 무대는 북구 오봉산(침산)이다. 오봉산은 풍수상 대구의 수구산(水口山)이다. 이곳은 빨래할 만한 돌이 많아 마을 사람들이 다듬잇돌 침(砧)자를 넣어 침산이라 불렀다는 유래가 있다.

아픈 기억도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대구읍성을 파괴한 친일파 박중양이 침산을 ‘산봉우리가 다섯 개 있는 산’이라고 부르면서 오봉산(五峰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오봉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대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신천 주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거정이 오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듯이 지금도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의 풍경은 멋스럽다.

대구 10경의 대미를 이루는 장소답게 오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500여 년 전 대구를 찾은 서거정의 마음을 이해하게 한다.

대구 북구를 여행한다는 것은 서거정을 만나는 것이며, 북구의 침산만조를 감상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초월해 서거정과 정서적으로 교감한다는 의미가 있다.

◆오봉산의 명물 침산정

2008년 지어진 침산정은 오봉산 북쪽 가장 꼭대기에 지어진 정자로 침산전망대가 들어서기 전 야간 경관 명소로 명성이 자자했다.

침산정은 2층의 누각으로 주변의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탁 트인 전망과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지어졌다.

우뚝 선 침산정 앞에는 원형 산책로가 띠를 두르고 있다. 산책로 안에는 서거정의 ‘침산만조’를 초서로 멋지게 흘려 쓴 시비도 서 있다.

침산정은 동쪽 신천을 향해 열려 있다. 이는 침산정이 자연으로 들어가는 입구임을 의미한다.

이에 맞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 침산정이 얼마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침산정은 침산전망대보다 높은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어 대구 경관을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를 선사한다.

◆대구의 관문 침산공원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오봉산은 대구 북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일찌감치 공원으로 지정됐다.

1965년 침산의 29만㎡(8만8천여 평) 부지가 공원으로 지정됐고 1988년 공원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기반시설도 마련됐다.

1992년부터 자연학습장, 인공폭포, 이북5도민을 위한 망배단 등이 조성됐다. 2008년부터는 족구장과 배드민턴장, 골프연습장 등의 체육시설이 차례로 들어섰다.

2017년 7월 들어선 침산공원 물놀이장은 지역민의 여름철 수경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침상공원은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파고라 17개소, 정자 1개소, 벤치 174개소, 주차장 4개소, 화장실 9개소, 음수대 5개소, 가로등 142개 등이다.

침상공원에 들어선 침산전망대는 지난 4월 준공됐다.

사업비 1억1천952만여 원을 들여 119㎡ 규모의 전망데크에 38m의 강화유리 난간이 설치된 것은 물론 8m 길이의 디자인 펜스도 조성됐다.

하늘에서 바라본 대구 북구 오봉산 정상.(북구청 제공)
오봉산 정상에 위치한 침산정과 침산전망대 모습.(북구청 제공)
침산전망대는 100m에 달하는 돌계단을 지나야 도착할 수 있다. 사진은 500여 개의 층으로 이뤄진 오봉산 돌계단 모습.
침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신천의 모습. 저 멀리 팔공산이 병풍처럼 도시를 감싸고 있다.
오봉산 정상에서 바라 본 해질녘 모습. 침산정 너머로 해가 저무는 장관이 펼쳐져 침산만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해가 지고 오봉산 정상 침산정의 모습. LED 불빛이 운치를 더해 주고 있다.
침산정에서 바라본 3공단 모습. 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공장들의 파란 지붕이 아기자기한 모습을 자아내고 있다.
오봉산 정상에서 야간 경관의 모습을 추억으로 담으려는 한 커플의 모습.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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