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요? 그런 건 없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똑같이 하면 따라갈 수가 없어요.”

지난 14일 오후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은 시끌벅적했다. 단골손님에게 예약받은 떡갈비를 굽고 있던 이중생(34)씨는 언제 쉬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청년팝업레스토랑’ 2기 출신인 이중생(34)씨는 현재 달서구 와룡시장에서 수제 떡갈비 가게 ‘와룡총각’을 운영 중이다.

이씨는 “원래 청년팝업레스토랑에서는 스테이크를 팔았어요. 하지만 시장조사를 통해 여기서는 떡갈비를 팔게 됐습니다. 스테이크와 떡갈비는 한 끗 차이” 라며 웃었다.

이씨는 교사였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교사를 꿈꿨다. 그는 사범대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대구의 한 학교에 교사로 취직했다. 힘들게 취직했지만 그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걸 금방 깨달았다. 그는 하루하루 반복된 일상에 지쳐갔고 고심 끝에 일을 그만두게 됐다.

모든 사람들이 뜯어 말렸지만 어머니는 아들을 믿어주었다. 어머니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며 중간에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용기를 주셨다.

그는 교사를 그만두고 나서 자신의 적성을 찾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에 도전했다. 1년의 시간 동안 40여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각종 일을 경험해 본 결과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사람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일이었다.

적성을 찾은 이씨는 그 길로 시장파악을 위해 서울로 떠났다. 아무런 계획이나 지인도 없었지만 무작정 부딪혀 나갔고 운 좋게 서울의 한 시장에서 떡갈비를 만드는 가게 사장과 친분을 쌓게 됐다. 그리고 이씨의 결단과 용기 덕에 떡갈비를 전수받게 됐다.

대전에서 청년 창업 지원프로그램에 지원, 합격해 석 달간 합숙하며 장사에 대한 기본적 이론 교육과 컨설팅을 받았다. 그러던 중 대구시에서 진행하는 ‘청년팝업레스토랑’ 광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

청년팝업레스토랑은 대전에서 배웠던 이론을 실전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무대였다. 그는 배운 대로 주변 상권을 잘 살핀 뒤 스테이크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건물 임대료가 없기에 그는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시중가보다 저렴한 그의 스테이크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물론 남는 것은 거의 없었다. 손님들의 요리 맛에 대한 피드백에 집중했고 단점이 있다면 보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예전에 방송에서 백종원씨가 성공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손님을 끌어당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뒤로 제 장사인생의 목표가 됐습니다.”

넉 달 간 짧은 체험 후 이씨는 창업을 위해 대구의 40개가 넘는 시장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유동인구와 입지조건 등 주변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달서구 와룡시장에 창업했다. 한 달 정도가 지났지만 벌써 입소문도 나고 단골손님도 제법 생겼다.

“예전에는 내 건물에서 가게를 차리는 게 꿈이었으나 지금은 아닙니다. 장사를 꿈꾸는 분들께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 제 새로운 꿈이다. 저는 참 주변 선배들과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받고 배웠습니다. 제가 받았던 것들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새로운 꿈은 당찼다.

▲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에서 와룡총각을 운영하는 이중생씨가 자신이 만든 떡갈비를 들어보이고 있다.
▲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에서 와룡총각을 운영하는 이중생씨가 자신이 만든 떡갈비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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