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 많은 대구 엑스코의 방콕 소방박람회

대구 엑스코가 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무리한 해외 박람회를 추진하다 사달이 났다. 대구시는 감사에 들어갔다.

대구 엑스코는 소방청 및 대구시와 함께 오는 27~29일 태국 방콕 임팩트 전시센터에서 ‘2019 방콕 한국소방안전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구시가 주최하는 해외 소방안전박람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5천만 원과 3천만 원, 소방산업기술원이 3천만 원을 지원한다.

이번 박람회에는 국내 업체 34곳이 참가해 100개 부스를 마련하고 소방기동장비와 소방용품, 산업안전 제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수출상담회와 태국 시장 설명회 등도 마련된다.

그러나 이번 박람회가 독립 전시회가 아닌 다른 전시회의 한 코너를 빌린 ‘쇼 인 쇼(show in show)’ 형태인데다 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엑스코 노조는 지난해 12월 이사회에 승인을 받아 작성된 2019년 사업 계획 및 예산서에는 이 박람회에 대한 사업 계획이나 예산 관련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엑스코와 소방청,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간부들의 방콕 현지 실사에서도 전시장이 방콕 시내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함께 열리는 행사의 규모가 작고 관람객도 많지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엑스코 측은 “사업 시작 전에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해 승인받을 계획”이라며 “지난해 말 이사회 당시에는 예산안이 최종 확정돼 있지 않아 사업추진 계획만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행사 주최측인 소방청과 주관사인 소방산업기술원이 모두 행사 불참을 통보했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불참키로 결정했다. 주인 없이 치르는 사상 유례없는 전시회가 될 전망이다. 엑스코가 해외에서 첫 주최하는 박람회가 집안 잔치로 전락할 처지가 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엑스코 집행부는 물론 관리 감독하는 대구시의 책임이 적지 않다. 특히 관련 법과 규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엑스코가 법 절차를 무시하고 행사를 추진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가 없다.

또 첫 해외 전시회라고 내세우기에는 규모가 너무 초라하다. 전시회는 무조건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찾는 게 성공의 1순위 조건이다. 그런데 너무 외진 장소라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람객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의견조차 무시하고 행사 추진을 강행했다고 한다.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노조와 대구시 일각에서는 오는 9월 임기를 앞둔 김상욱 사장이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실적을 쌓으려고 추진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구시는 감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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