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반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주요 원인, 구미 음식물류 폐기물 축산농가 배출 여전

발행일 2019-06-19 15:42:5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기업 등 비용 절감, 축산농가는 수거비 챙겨



구미지역 일부 대기업들이 단체 급식 후 남은 음식물류 폐기물(이하 잔반)을 축사 농가를 통해 처리하고 있어 ‘아프리카 돼지열병 감염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구미시는 기업의 신고에만 의존하고 형식적인 점검에만 매달려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은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출혈성 돼지 전염병으로 예방백신과 치료약이 없고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특히 돼지가 죽은 후에도 바이러스는 혈액과 골수 등에 남아있어 죽은 돼지를 사료로 사용하면 이를 먹는 돼지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잔반에 의한 감염(35.2%)이 돼지와 멧돼지 등 이동에 의한 감염(38%)과 함께 감염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주원인이 잔반에 의한 감염으로 확인되면서 음식물류 폐기물을 돼지 농가에 배출하는 업소에 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돼지열병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 강화되면서 구미시는 잔반 배출 신고 대기업과 대형 음식점 등에 공문을 보내 적정 처리를 요청하고, 돼지 농장에 잔반을 배출하는 업체에게는 위탁 처리업체를 통해 배출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잔반 배출 신고 의무를 가진 사업장과 음식점, 집단급식소, 대규모 점포, 관광숙박시설은 모두 480곳으로 이 가운데 23곳만이 돼지농가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그밖의 배출 방법은 구미시 음식물류 자원화시설에 위탁 처리 271곳, 개사육장 160곳 등이다.

하지만 구미시는 일부 대기업이나 일정 규모 이상 음식점과 집단급식소의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 관계자의 주장이다.

단체 급식을 하는 일부 대기업의 경우, 식당을 관리하는 특정 외식업체에 잔반 처리를 위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식업체들은 처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수거·처리업체에 맡기지 않고 축산농가에 잔반을 넘기고 있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잔반 처리비용은 t당 15만 원 정도로 대기업 외식업체의 경우 하루 처리비용만도 만만치 않다.

처리비용에는 수거비와 처리비용이 포함돼 있어 수거비만을 주면 잔반을 처리해주는 축산농가로 배출하는 것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잔반)이 돼지열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구미지역 대기업과 대형 음식점들이 구미시의 점검과 관리에도 여전히 축산농가를 통해 잔반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와 개를 키우는 농장주는 잔반으로 사료비를 아끼는 한편, 대기업이나 외식업체로부터 수거비를 받아 수익을 챙기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배출업소와 수거 농장들이 서로 이익을 나눠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강력한 점검과 단속이 있어야 적정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물류 폐기물(잔반)이 돼지열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구미지역 대기업과 대형 음식점들이 구미시의 점검과 관리에도 여전히 축산농가를 통해 잔반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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