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낡은 상수도관

발행일 2019-06-23 20:29:4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인천에 이어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붉은 수돗물’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붉은 수돗물’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노후 상수도관의 ‘녹’ 때문이다. 국민들의 건강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걸핏하면 터지는 수돗물 사태로 ‘먹는 물 트라우마’를 겪은 대구도 노후 상수도관이 많아 ‘붉은 수돗물’ 사태를 ‘먼 산 불 보듯’ 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구는 30년 전의 페놀사태를 비롯 지난해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사고 등 잊힐만하면 수돗물 관련 안전문제가 발생했었기 때문에 더욱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인천시의 경우 상수도 수계전환 작업과 관련해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점을 주목, 인천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급수계통 수질 사고 위기 대응 지침에 따른 훈련을 실시키로 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노후 상수도관은 녹물 발생은 물론 관 파열로 시내 도로를 물바다로 만드는 등 예산 낭비와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끼친다. 지난달 24일 대구 달서구 감산동 죽전네거리에서 36년 된 상수도관이 파열, 일대 도로가 침수됐고 인근 주택가 주민 3천여 명이 단수로 큰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있다.

인천의 경우 ‘붉은 수돗물(녹물)’ 사태가 25일 넘게 지속되면서 1만 가구가 넘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고 학교와 유치원 150여 곳이 급식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상수도관 파열과 녹물 발생은 낡은 상수도관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대구시상수도본부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20년 이상 된 상수도관은 4천166㎞로 대구 전체 상수도관(7천969㎞)의 51%를 차지한다. 경북도 전체 수도관의 20.2%가 30년을 초과했다.

대구상수도본부는 누수발생 이력, 관 매설연도, 녹물발생 정도 등을 종합해 최우선적으로 교체해야 할 노후관만 770㎞로 분류하고 있다. 전체 상수도관의 9.6%다. 이를 모두 교체하려면 3천7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지난해 노후관 교체 예산은 280억 원. 노후관을 모두 교체하는 데 최소 13년이 걸린다. 하세월이다.

상수도관은 노후하면 이물질이 나오고 누수 현상도 극심해진다. 각 지자체는 노후 수도관 교체가 시급하지만 지자체 자체 예산만으로는 조기 교체가 어렵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중앙정부는 노후 수도관 정비와 교체를 위한 예산 배정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지자체의 상수도 관리부서는 노후관 세척 등을 통해 수명을 늘리고 배관 내 이물질 제거를 위해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인천시의 사태를 주시, 지역민들이 안전하게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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