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TK의 정치력 복원 서둘러야

발행일 2019-06-24 15:34:1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창재정치부장
정치를 보면 대구·경북(TK)이 온통 먹구름에 쌓여있다.

희망의 빛이 사그라들고 미래 삶을 위한 청사진들이 모두 시커멓게 보이는 요즘이다.

대구 뮤지컬 페스티벌, 경북지역의 각종 축제한마당이 곳곳에서 벌어지며 시·도민들의 웃음이 온 전역을 휘감고 있는데도 썩 즐겁지 않은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웃어도 웃는게 아니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다.

대구경북시사종합지 잇츠가 조사한 지역언론인 10명 중 6명 정도가 지역을 떠나고 싶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이 모두는 정치가 실종상태인 탓이다.

서민을 위한 정치가 그렇다.

서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대구·경북민들은 아예 현 정부의 안중에도 없다는 듯 지역 패싱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더니 이제는 이미 끝난 국책사업인 신공항문제를 다시 싸집어내고 있다. 위기의 경제살리기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다.

최근 지역 민심을 요동치게하며 또다시 최대 이슈로 등장한 총리실의 김해공항 검증 결정은 곧바로 가덕도 신공항행을 예고하면서 현 정부 여당의 속셈을 엿보게 한다.

이들은 10년 100년의 장기집권을 위한 표퓰리즘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지역간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아랑곳 없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TK를 버렸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내년 TK 총선은 어차피 한국당 몫이 자명하기에 TK를 포기하더라도 65석이라는 배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의 PK만 승리하면 영남권은 압승이라는 속내도 보인다.

이같은 민주당의 행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지난 총선에서 어렵게 보수심장 TK의 변혁을 가져왔던 지역출신 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홍의락 의원이다.

이들은 곧바로 자신의 당과 정부를 겨냥, 어처구니 없는 밀실정치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지만 당내의 공허한 목소리로 취급받고 있다.

민주당내 확실한 지분과 원조부대가 없는 탓이다.

급기야 홍의락 의원은 강력 반발 목소리를 낸지 하루도 안돼 총리실 검증 합의문이 만들어진 계기가 시장·도지사가 통합신공항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동남권 신공항에 관여하지 않기로 양해한 때문 아니냐며 시·도지사의 입장표명을 강하게 몰아붙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여당 의원으로서 그동안 지역에 뚜렸한 선물하나 가져다 주지 못한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공항 문제와 관련,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비아냥어린 비판도 제기된다.

여당 출신 대구 의원들의 힘(?)의 한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TK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다.

한국당 자체가 전면전을 불사하고 신공항 행을 막아주진 못하기 때문이다.

답답한 TK 한국당 의원들만 연일 지역단체장들들 배제한 채 그들만의 부·울·경 단체장들간 합의문은 무효라고 울부짖고 총리실 검토자체의 백지화와 이를 강행하려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히고 있을 뿐이다.

500만 시도민들이 팔을 걷어붙히고 대규모 결사항쟁 의지를 보이지 않는한 이들만의 목소리 역시 시간이 흐르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마디로 TK 여야 정치권의 현 주소는 힘없고 나약한 정치력속에 분열정치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각종 현안에 지역정치권이 하나된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지역 광역 단체장들도 강하게 시도민을 리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최근 지역정가에 나돌고 있다.

이제라도 지역민들의 하나된 마음을 모으는 총체적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공항 문제 해결이 신호탄이 될 수도 있고 내년 총선에서의 변화와 혁신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

500만 시도민들의 속내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며 희망을 안겨 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역 대표 정치인도 빨리 만들어 내야 한다.

TK의 하나된 강한 정치력의 복원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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