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맞선 전문 결혼정보업체 ‘알바’ 고용 의혹||-일부 ‘알바’ 탈북여성 ‘꽃뱀’까

우리나라 남성과 탈북여성 간 중매를 전문으로 하는 일부 결혼정보업체가 자격 미달 탈북여성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애 또는 결혼 계획이 없거나 애인이 있는 탈북여성까지 맞선 장소에 아르바이트(알바)식으로 내보내 결혼을 희망하는 남성을 두 번 울리고 있다.

한 탈북여성 결혼정보업체에서 근무했던 A씨에 따르면 대구지역 내 탈북여성 전문 결혼정보업체 대부분이 탈북여성과 결혼을 원하는 남성에게 통상 200만∼500만 원의 가입비를 받고 회원으로 등록한다.

업체별로 상이하지만 200만∼300만 원의 회원에게 탈북여성과의 만남을 5∼8회 주선한다. 일부 업체는 2∼3회 연속 만남을 주선한 뒤 한 달에 한 번 무료 만남을 주선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결혼을 원하는 탈북여성 회원이 부족한 일부 업체는 애인이 있는 여성까지 ‘알바’ 개념으로 맞선 장소에 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만남 횟수를 채우기 위해서다.

A씨는 “업체는 그저 만남 횟수를 채우기 위해 자격도 없는 탈북여성에게 5만∼10만 원 상당을 지급하고 맞선 장소에 나가도록 한다. 탈북여성들 입장에선 커피숍에서 차 한 잔 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알바인 셈”이라며 “나이가 많은 남성을 만날수록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올라간다”고 말했다.

실제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알바비 7만 원에 60대 초반 남성과 만남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B결혼정보업체에 등록된 40대 탈북여성은 ‘8만 원으로 해달라’고 답하기도 했다.

일부 탈북여성은 맞선 상대로부터 돈을 갈취하는 꽃뱀 행각까지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매칭을 담당했던 남성 고객이 맞선 본 탈북여성과 연락이 안 된다고 전화가 왔다”며 “알고 보니 빚이 있다는 말에 60만 원을 여성에게 건넨 후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위암에 걸렸다는 말에 700만 원을 건넨 고객이 있는가 하면, 북에 있는 부모님을 남한으로 데려와야 한다며 2천만 원을 받고는 연락이 끊겨 남성 고객이 회사로 찾아와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B업체는 맞선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은 일부 고객들의 악의적 비방이라고 해명했다.

B업체 관계자는 “가입 회원 중 연애 또는 결혼 계획이 없거나 애인이 있는 탈북여성은 없다”며 “규정대로 정해진 만남을 가진 남성 회원 중 상대 탈북여성과 뚜렷한 진척이 없는 데 따른 불만이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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