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상화가 무산됐다.

여야 3당 교섭단체는 24일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자유한국당이 이를 논의하는 의원총회 과정에서 추인이 불발됐다.

이로써 80일 만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국회정상화는 또 다시 미뤄지게 됐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이날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국회 정상화 관련,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을 논의했으나 추인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추인을 조건으로 한 합의였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렸다”며 “우리 당에서는 추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안 조항에 대해 구속력이 떨어진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은 국회복귀를 주장했지만 영남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합의문은 잉크도 마르기 전에 휴지조각이 됐다.

한국당은 종전 입장대로 인사청문회·북한 어선·붉은 수돗물 관련 상임위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우선 예정대로 국회를 가동한다는 입장이지만 추경심사 등은 한국당 협조가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에서 합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저희는 할 수 있는 대로 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합의를 뒤집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당의 결정에 대해 “국회 정상화 국민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라며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이자 전면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국회 정상화 추가협상에 대해서는 “한국당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며 “모든 상임위와 소위 활동은 정상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국회는 정상화 수순을 밟는 듯했으나 한국당의 추인 불발 결정으로 파행 장기화가 이어지게 됐다.

한편 국회는 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고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청취했다.

이 총리는 시정연설에서 “이번 추경안은 내외의 경기하방 압력에 대응해 경제 활력을 살리고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편성했다”며 “국가 경제의 위축을 막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국민의 안전을 높이자는 데 여야가 다른 마음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