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필산은 해발고도 468m로 비슬산에서 북동으로 뻗은 청룡산 지맥 중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와 달서구 도원동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인흥골과 달서구 월배 수밭골을 이루는 지맥의 중앙에 있어 정상에 올라서면 양쪽 골짜기를 훤히 볼 수 있다.

2013년 행정안전부가 쌍룡 녹색길(와룡, 청룡)을 선정해 와룡산∼궁산∼금호강∼달성습지∼유수지∼수림지∼대명천∼대구수목원∼삼필봉∼청룡산으로 이어지는 산길·강변길·샛길·마을 길 등 다양한 테마의 18㎞ 도보 여행코스를 조성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필산 송봉 정상에 서다

지난 21일 오후 4시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도원지 못 둑으로 이어지는 수변탐방로를 걷다 보니 도원지를 유유자적 떠도는 붉은귀거북이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주민들이 방생한 거북이뿐만 아니라 탐방로 주위에는 팔뚝만 한 잉어가 여유롭게 헤엄치거나,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분주하게 쏘다녔다.

삼필산 송봉전망대를 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대곡소공원에서 삼필산 송봉을 오르는 코스다. 지난해 6월 1.25㎞의 등산로를 정비하는 삼필산 누리길 조성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등산로 곳곳에 보행 매트가 깔려 있어 노약자도 부담 없이 등산할 수 있는 코스다.

두 번째 방법은 도원지 못 둑길을 따라 조성된 등산로다. 월광수변공원의 풍광을 내려다보며 등산할 수 있다는 점에 마음이 이끌려 도원지 둑길로 향했다. 둑길 끝 등산로 앞에 서자 소나무 숲에서 밀려오는 피톤치드(나무가 해충과 병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 뿜는 자연 향균 물질)가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다.

지금이야 삼필산 전체가 온통 숲으로 우거졌지만 민둥산이 많던 시절에는 이 일대만 소나무가 무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송봉이다.

피톤치드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앞서 내린 비로 촉촉한 흙길은 발걸음을 더욱 경쾌하게 했다. 등산 중간 중간 우거진 숲 사이로 보이는 월광수변공원의 아름다움이 어느새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삼필산은 봄에는 아카시아향기가, 가을에는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30여 분 산을 오르니 삼필산 송봉 전망대를 맞이할 수 있다. 전망대에는 삼필산의 작봉, 증봉, 송봉을 형상화한 조형물 뒤로 달서구의 풍광이 펼쳐졌다.

왼쪽에서는 굽이치는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모습, 오른쪽으로는 궁산·장기공원·와룡산·학산·두류공원이, 멀리는 가야산의 원경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송봉전망대는 지난해 8월 총사업비 2억1천만 원을 들여 조성됐다. 올해부터는 숲길등산지도사(2명)가 숲길 등산 지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등산지도사와 함께 송봉전망대를 오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붓처럼 뾰족한 세 봉우리, 삼필산

삼필산은 청룡산의 서쪽에서 대곡동 방향으로 뻗어 내린 봉우리로 세 개의 연결된 산봉우리가 마치 붓끝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세 개의 봉우리 중 가장 왼쪽은 까치를 연상시켜 까마귀 작(鵲)자를 써 작봉이라 부른다.

중앙은 꼭대기에 얹혀 있는 바위가 떡시루처럼 생겼다고 해 ‘시루봉’ 즉 증(甑 시루증)봉이라 불렸고, 가장 오른쪽에 있는 송봉은 커다란 소나무가 많다고 해 소나무 송(松)자를 써 송봉이라고 불렸다.

또 산 아래 마을의 양반가에서 세 명의 문필가를 배출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삼필산 아래는 대곡동(한실)과 도원지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많은 주민이 운동삼아 오르내리는 산이 됐다. 특히 대구수목원과 도원지에 월광수변공원이 조성돼 주민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삼필산을 찾고 있다.

◆달서구 최고의 휴식공간, 월광수변공원

월광수변공원의 도원지는 달서구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는 물론 가족단위 나들이, 노인들의 운동장소 등으로 사랑받고 있다.

복숭아나무 등 40종 2만1천922본의 향토 수종이 식재돼 있어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 봄이면 장미축제가 열린다.

수변공원의 명물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전장 170m의 율동분수다. 음악 분수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주 분수는 높이 50m까지 쏘아 올린다.

하루 여섯 번씩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이 물의 향연은 여름철 시민들에게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공원 내에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투리가 아름다운 시어로 변신한 이설주 시인의 ‘내 고향은 저승’ 시비와 ‘오빠 생각’, ‘동무 생각’ 등으로 유명한 박태준 흉상에서는 그가 작곡한 노래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운동시설로는 파고라, 롤러스케이트장, 게이트볼장(3면), 농구장, 어린이놀이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27종의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

또 달서구청은 올해 말까지 사업비 42억 원을 투입해 도원지 서편 일대 4만2천557㎡에 월광2수변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공원은 순환산책로(목재데크)와 휴식공간(18㎡), 전망대(20㎡) 등의 시설을 갖춘다.

특히 순환산책로는 도원지를 따라 길이 676m, 폭 1.5m 규모로 기존 도원지 동편 산책로(1.7㎞)와 이어져 못 전체를 둘러싸는 형태로 조성될 예정이다.

▲ 삼필산 송봉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달서구의 풍광.
▲ 삼필산 송봉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달서구의 풍광.


▲ 송봉전망대에는 삼필산의 작봉, 증봉, 송봉을 형상한화 조형물 뒤로 달서구의 풍광이 펼쳐진다.
▲ 송봉전망대에는 삼필산의 작봉, 증봉, 송봉을 형상한화 조형물 뒤로 달서구의 풍광이 펼쳐진다.
▲ 삼필산 송봉전망대 중심에는 세 그루의 나무가 등산객들의 그늘이 되어주고 있다.
▲ 삼필산 송봉전망대 중심에는 세 그루의 나무가 등산객들의 그늘이 되어주고 있다.
▲ 월광수변공원 도원지 못 둑길에서 바라본 도원지의 모습.
▲ 월광수변공원 도원지 못 둑길에서 바라본 도원지의 모습.
▲ 삼필산 송봉전망대를 오르는 등산로 주변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등산객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 삼필산 송봉전망대를 오르는 등산로 주변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등산객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 도원지와 월광수변공원
▲ 도원지와 월광수변공원
▲ 도원지 둑길을 따라 삼필산 전망대로 향할 수 있다.
▲ 도원지 둑길을 따라 삼필산 전망대로 향할 수 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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