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준항대구지방기상청장
▲ 전준항대구지방기상청장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올해 여름은 또 얼마나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할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아무래도 대표적 폭염지역인 대구‧경북지역은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한다. 특히 일 최고기온이 30℃를 훌쩍 넘어가면 더운 공기와 직사광선으로 인해 살같이 따갑고 몸이 축 늘어지기도 한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해마다 여름이 앞당겨지고 길어지고 있음은 이제 누구라도 쉽게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폭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도 위험기상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데, 특히 2018년은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한 해로 다른 나라에서도 폭염으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스웨덴에서는 100년만의 폭염으로 최고기온 34.6℃를 기록하며 관측사상 최고기온으로 기록되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최고기온 48.9℃ 등의 기록으로 93년만의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바 있다. 중국에서도 동북부 최고기온이 37.3℃를 기록하며 20일 연속으로 고온경보가 발령된 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최고기온 41.1℃가 나타나는 등 전 세계가 폭염으로 시름을 앓은 한해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의 일 최고기온이 39.6℃를 기록하며 관측 시작 이래 111년 만에 일 최고기온 극값이 경신된 바 있다. 전국의 폭염기록을 살펴보면, 폭염일수 31.4일, 열대야일수 17.7일을 기록하며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하였고, 특히 지난해 대구에서는 일 최고기온 33℃를 넘는 날이 연속적으로 26일간 나타나 약 한 달간 지속적으로 숨 막히는 불볕더위 속에서 여름을 이겨내야 했다.

살인적인 장기간 폭염에 온열질환자 또한 급증하였는데, 지난해 온열질환자가 4천526명, 이로 인한 사망자가 48명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폭염은 특성상 그 피해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누적되고 잠재되어 있다가 급작스레 증가하는 무서운 기상재해 중 하나로 이전에는 자연재해로 분류되지 않다가 지난해 9월 국가 자연재난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대규모 재해를 가져올 수 있는 폭염은 특정 해에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맞물려 더욱 강해지고 일상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크다. 하지만 흔히 폭염이라고 하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기상재해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철저한 대비와 경각심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상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기상 이변을 심각한 당면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함께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파리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전 지구 평균기온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상승에서 억제하기로 합의한바 있으며, 2018년 기후변화협약에서는 더 나아가 1.5℃ 상승 억제에 합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부, 기상청 등 20개 중앙부처 합동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 계획을 포함한 ‘제2차 국가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또한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해마나 여름철 범정부 폭염대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폭염 취약계층 보호활동 및 도심지 내 열섬완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폭염의 도시로 알려진 대구는 어떨까.

대구시는 9월30일까지를 폭염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신속한 상황 전파와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양산쓰기 캠페인을 통해 폭염에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제안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에서도 폭염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신속한 정보전달을 위한 SNS 전파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국민의 수요에 부합하는 기상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자체 소통 전담팀을 운영한다. 아울러 취약계층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폭염특보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고, 폭염에 따른 지역 내 사회‧경제적 영향정보와 폭염 시 상세 행동요령 등을 포함한 폭염영향예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더위와의 싸움, 간단한 예방과 대처법을 익혀두고 적극적인 실천으로 불볕더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안전한 여름이 되길 기대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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